[양자컴퓨팅 오늘과 내일] ① 양자 컴퓨터/컴퓨팅이란?

 

[요약] 2021년 7월에 하버드(Harvard)-MIT 공동 연구팀이 256큐비트(Qubit) 양자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여러 가지 양자역학 현상과 양자 요동을 관찰했다. 2019년 구글은 53 큐비트의 양자 컴퓨터로 양자우위를 입증했다. 2017년 IBM은 50큐비트 시제품을 발표했다. 

그러나 누구도 현실 문제들인 빅데이터 분석이나 예측/추천, 머신러닝, 고령화/저출산/식량난/코로나 백신 개발 등을 큐비트에 엔코딩해 실험하지는 못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큐비트 수를 1,000~1백만 개 이상으로 늘려야 하고, 나노초~마이크로초의 결맞음 시간을 대폭 늘려야 한다. 

이들의 양자 컴퓨터 개발사례를 통해 양자 컴퓨터/컴퓨팅의 오늘과 내일을 진단해보고 인사이트를 찾고자 한다. 결론은 양자 컴퓨터/컴퓨팅은 이제 시작이다(this is just the beginning)라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하버드대를 중심으로 MIT, 스탠포드대, UC Berkeley대의 공동연구팀이 256(16×16 array) 큐비트(Qubits)의 프로그램 할 수 있는 2차원 반-강자성체(antiferromagnetic)의 양자 시뮬레이터(programmable quantum simulator)라 불리는 특별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해 Nature에 2021년 7월에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곳은 Harvard-MIT의 초저온 아톰(원자) 센터(Center for Ultracold Atoms)이다. [출처: Rose Lincoln/Harvard Staff Photographer]

1. 양자 컴퓨터/컴퓨팅이란?

현대 디지털 문명의 총아로 여겨지는 최초 컴퓨터는 1946년 2월에 나온 진공관 1만 8천 개로 만들어진 에니악(ENIAC)이다. 이보다 앞서 현대적인 컴퓨터는 아니지만, 근대 유럽 수학자 파스칼(Pascal, 1623-1662)이 개발한 기계식 계산기와 배비지(Charles Babbage, 1792-1871)가 고안한 프로그램 연산 장치는 컴퓨터 발명에 밑거름이 되었다.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중국에서 발명된 주판도 인류 최초 디지털 계산기라고 볼 수 있다. 

1950년대 이후 트랜지스터가 발명되고 반도체 집적회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논리소자로 이를 채용한 컴퓨터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오늘날에도 컴퓨터의 크기는 갈수록 작아지면서도 성능은 더욱 좋아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18개월마다 컴퓨터 성능(처리속도 및 집적용량)이 2배로 증가하고 크기는 2배로 작아진다는 이른바 무어 법칙은 현재 실리콘 등 5나노 크기 물질에 정보를 저장하지만, 궁극의 목표는 원자 하나에 비트(one atom, one bit) 하나를 저장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원자 이하 규모(subatomic scales)로 내려가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이 상호작용하는 전자(electron)나 강력(Strong force)이 상호작용하는 쿼크(quark)에 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면 더욱 강력한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지금의 컴퓨터는 대략 2050년경에 원자 크기인 0.1나노에 이르러 원자 하나에 비트 하나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원자 하나에 상응하는 비트 하나(a bit-to-atom correspondence)를 달성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이미 각각의 원자에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프로토타이프(시제품) 컴퓨터들은 연구소(Lap)에 존재한다. 이 랩에 존재하는 실험용/연구용 컴퓨터들이 바로 양자 컴퓨터 혹은 컴퓨팅(quantum computer or computing)이라 불린다.

이는 일반 중력이 작용하는 일반 물리학과는 달리 양자역학 법칙들((laws of quantum mechanics)인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 또는 이중성원리(二重性原理 duality principle), 불확정 윈리, 그리고 터널링 효과 등 신기한 법칙들이 요동치는 곳인 미세 단위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 범주에서 양자정보 과학기술에는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시뮬레이터 포함)/연산회로와 소프트웨어(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양자 암호통신과 양자 순간이동 양자통신, ▲양자센서/소자/부품 등이 있다. 

양자 컴퓨터의 진화에 대한 타임라인. [출처: QuantumHermit]
Paul Benioff. Turing Machine. David Deutsch. Quantum Computer. Peter Shor. Quantum Algorithm. Lov Grover. Sorting Algorithm. Richard Feynman. Quantum Computer.[/caption]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 or quantum advantage)

양자 컴퓨터/컴퓨팅은 1980년 미국 물리학자 폴 베니오프(Paul A. Benioff, 1930~)가 최초로 양자 컴퓨터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1981년 MIT와 IBM이 공동 주최한 학술회의(콘퍼런스)에서 리차드 파인만(Richard Feynman, 1918~1988)은 양자 현상을 이용한 컴퓨팅 이론을 발표하고, 물리학과 화학에서 문제들을 풀 수 있는 효과적인 툴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소위 말하는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 or quantum advantage)를 제안하였다. 

컴퓨터 기본은 0과 1로 표시되는 2진법 논리 회로이다. 따라서 현재 디지털 컴퓨터는 스위치를 켜거나(1) 끄는(0) 상태로서 전기가 흐르거나 흐르지 않는 형태로 0 또는 1이 1 비트(bit)를 구현한다. 그러나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한 양자 컴퓨터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원리를 제시한다. 

양자역학의 파동-입자의 이중성 원리는 서로 다른 특징을 갖는 상태의 중첩(superposition)이다. 이를테면 (00)이나 (11)과 같이 0과 1이 중첩된 상태이거나, 얽힘(entanglement)이다. 즉 (01)이나 (10)과 같이 0과 1이 얽힌 상태에 의해 측정값이 확률적으로 주어지게 되는데, 이를 응용한 양자 컴퓨터에서는 양자(Quantum)와 비트(bit)의 합성어로 큐비트(Qubit, 양자비트)라 부른다. 

양자비트 하나에 0과 1의 두 상태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를 중첩과 얽힘으로 한 번에 동시에 처리할 수도 있고, 또한 큐비트의 수가 늘어날수록 처리 가능한 정보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1개의 큐비트가 (0,1)을 동시에 갖고 있음으로 2개의 큐비트라면 2의 2제곱인 모두 4가지 상태(00+01+10+11)가 가능하고, 3개의 큐비트라면 8가지 상태가 되므로, n개의 큐비트는 2의 n제곱만큼 가능하고 이를 동시에 연산 처리할 수 있게 되어, 연산 속도는 기존 디지털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진다. 이를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 or quantum advantage)라 한다.

양자우위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존 프레스킬 교수가 2011년에 처음으로 사용했다. 양자 컴퓨터가 기존 컴퓨터 또는 기존 슈퍼컴퓨터 연산 능력을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예측값으로 슈퍼컴퓨터보다 우월한 계산 능력을 나타내는 기준 또는 달성 가능한 성능 목표다. 

다음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구글이 2019년 양자우위를 입증했다. 슈퍼컴퓨터로 1만 년에 걸쳐 수행해야 하는 연산을 양자 컴퓨터는 3~5분에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20큐비트(2의 20승) 양자 컴퓨터나 100큐비트(2의 100승)의 양자 컴퓨터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1,000큐비트 양자 컴퓨터만 만들 수 있다면 오늘날의 슈퍼컴퓨터 500대를 모두 대체할 수 있다(그러나 이것은 추측일 뿐 검증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존 슈퍼컴퓨터 전력 소모량은 2~30MWh인데 반해, 양자 컴퓨터는 이의 1/200~1/600 수준이라 에너지 절감에도 획기적이다.

한 양자계가, 그 자체만으로 간섭(interference)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결맞음(coherence)을,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잃어버리는 것을 결잃음이라고 한다. 또는 이를 결흩어짐, 결어긋남, 결깨짐이라고도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양자 오류(quantum error) 극복해야
  
문제는 양자 프로세서들이 환경(진공관, 온도, 진동, 배경 가스 입자 등)에 너무 민감하여 양자 중첩 상태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일정 시간 동안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모든 입자가 같은 파동으로 움직이는 현상인 큐비트의 결맞음 시간(coherence time)이라 한다. 

큐비트의 결맞음을 유지하지 못하면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값을 얻을 수 없게 된다. 이를 큐비트의 결어긋남(decoherence), 즉 양자 오류(quantum error) 또는 결어긋남 지배 오류(decoherence-dominated errors)라고 한다. 

이는 한 양자계가 그 자체만으로 간섭(interference)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결맞음(coherence)을 외부와 상호작용을 통해 잃어버리는 현상으로, 결맞음이 완전히 없어진 양자계는 양자정보처리에 사용할 수 없다. 양자 상태는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해 먼 거리에 있는 두 곳끼리 양자 얽힘을 전송하는 과정에서 결어긋남 현상이 일어날 경우 양자 얽힘이 일부 소실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여러 양자계 사이에 존재하는 특별한 상관관계인 양자 얽힘을 결어긋남 현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최대 연구 과제이다.

이를 위해 양자 중첩 상태를 오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양자 오류 정정(quantum error correction)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IBM은 2012년에 들어서 양자 컴퓨터의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결맞음 시간을 ‘나노 초(ns, 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에서 마이크로초(micros, 1마이크로초는 100백만분의 1초) 단위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IBM이 2017년에 발표한 50큐비트 시제품인 IBM Q quantum processor는 양자 상태를 90 마이크로 초(microseconds)를 유지했었다. 물론 2의 50승의 큐비트들을 연결했으니 이 짧은 시간의 작업으로도 연산이나 샘플링은 가능하겠으나, 빅데이터 분석이나 예측/추천 등을 하려면 마이크로초를 1,000배 늘린 밀리초(ms)로 유지 시간을 대폭 늘려야 한다. 

(왼쪽) 양자 어닐링(annealing) 아날로그 방식 D-Wave 5000큐비트 양자컴퓨터과 (오른쪽) 양자 게이트 디지털 방식 IBM Q quantum processor. [출처: D-Wave/IBM]

양자 컴퓨팅 구현 방식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와 연산회로를 구현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아날로그 방식인 양자 어닐링(annealing) 방식과 디지털 방식인 양자 게이트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2011년에 캐나다의 디웨이브 시스템(D-Wave Systems)사가 발표한 128큐비트 디웨이브 원(D-Wave 0ne과 2020년에 발표한 5,640큐비트 양자 컴퓨터가 양자 어닐링(annealing) 방식의 아날로그 방식이다. 

반면 IBM사가 2017년에 발표한 50큐비트 시제품인 IBM Q 퀀텀 프로세서(quantum processor)와 2019년에 발표한 53큐비트 양자 컴퓨터, 구글이 2019년에 발표한 53큐비트의 시카모어 프로세서(Sycamore processor)가 범용인 게이트 방식의 양자 컴퓨터다. 

아날로그 방식은 기업이나 어떤 해결할 문제에 최적화되어 있는 반면, 디지털 방식인 양자 게이트 방식은 논리적 정보연산을 통해 양자 컴퓨팅 관련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다양한 알고리즘을 테스트하고 수행할 수 있어 범용 양자컴퓨터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분자, 원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양자물리학적 동적변화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큐비트를 활용하는 양자 시뮬레이터도 특별한 형태의 양자컴퓨터라 할 수 있다. 

또 양자 칩(프로세서)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이온, 반도체 양자점, 초전도 등이 있다. 물질의 원자(원자는 중성)를 전기적 성질을 지닌 이온(원자가 전자를 얻거나 잃는)으로 만든 뒤, 빛과 자기장으로 조절하는 ‘이온 트랩’, 반도체로 전자를 분리해 ‘스핀’이라는 양자역학적 성질로 큐비트를 만드는 ‘반도체 양자점’, 초저온(영하 273도 근처) 초전도체를 이용하는 ‘초전도 방식’ 등이 있다. 

한때는 이론 트랩을 이용한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다가 최근에는 초전도 소자를 이용한 양자컴퓨터가 앞서 나가고 있다. 그 이유는 앞 방식들은 결맞음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계속)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차원용 공학박사/김들풀 대표/김철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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