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구글·MS·트위터 ‘DTP’ 시동, 애플은 빠져

빅4 공동 협력, 미국 정부 규제 압박에 대한 자구책인 듯

▲ 페북,구글,MS,트위터가 협력한 데이터 전송 프로젝트 [사진=DTP 백서]

미국의 거대 IT 기업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가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데이터를 쉽게 옮길 수 있는 공동 플랫폼 개발에 합의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데이터 전송 프로젝트(DTP, Data Transfer Project)'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실리콘밸리 빅4가 공동으로 시작한 첫 사업인 데다가 ‘데이터 이동성(portability)’을 보장하기 위한 야심 찬 계획이라 주목된다. 

데이터 이동성이란, SK텔레콤 사용자가 KT로 번호이동할 때 전화번호와 주소록을 들고 가듯 유사 서비스로 옮겨 갈 때 모든 데이터를 들고 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진을 어딘가에 내려받기했다가 다른 곳에 올리는 복잡한 절차 없이 구글 포토로 옮길 수 있는 서비스다.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이용자들은 손쉽게 사진과 동영상, 음악, 문서 등 데이터를 다른 기업의 서비스로 옮길 수 있게 된다. 

영국 IT 전문 매체 테크레이더(techradar)는 “한 사용자가 페이스북 계정을 지우면 그 안에 보관된 많은 친구 네트워크와 사진, 추억이 지워지고 스포티파이나 애플 뮤직을 탈퇴하면 많은 양의 음악 재생리스트가 없어진다”라며 “이런 정보를 버리지 않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는 프로젝트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이용자의 막대한 데이터를 손쉽게 수집, 공유, 유출하는 것에 대해 미국 정부 차원에서 IT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이를 피해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페이스북의 데이터 유출 스캔들(캠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 8천 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 이후 미국 정부의 사법조사가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한 자구책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영국에서 데이터 유출 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고, 호주도 페이스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구글도 최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는 구글이 고객 이메일을 외부 기업 개발자들에게 개방한 혐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 구글 포토에서 MS 원드라이브로 사진을 옮기는 화면 [사진=DTP 백서]

프로젝트의 서비스 구조는 간단하다. 사진, 동영상, 음악, 이메일, 문서 등 서로 다른 데이터의 저장방식을 통일된 모델로 만든다. 통일된 포맷으로 바꿔줄 변환기는 기업들이 각자 개발한다. 구글 포토 사진이 변환기를 통해 데이터 모델로 변환됐다가 다시 MS 원드라이브에 저장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과 MS의 사용자 인증을 거치고 데이터는 암호화된다. 

각 기업이 사용하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가 서로 다르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활성화하면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자료를 전송할 수 있다.

또한, API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형태로 개방해 다른 서비스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한국 기업은 물론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다른 기업들과 개발자들도 추가로 참여할 수 있다.  

미국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 Police)는 “쉽게 말해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나가듯이 당신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내려받기해서 카페를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DTP 백서에 따르면, 데이터 이동성과 상호 운용성은 혁신의 중심이다. 선택권이 없었던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해 혁신과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데이터 이동성의 미래는 좀 더 포괄적이어야 하고, 유연해야 하고, 열려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좋은 취지의 프로젝트지만 애플이 빠졌다는 점에서 아쉽다.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에서 호환되지 않는 데이터는 어떻게 데이터 이동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IT뉴스 / 이새잎 기자 ebiz@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