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직격탄 피한 한국 차ㆍ철강 안도 한숨?

- 트럼프 통상압력 발언 자제에 안도...업계 "불씨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방한 중 한미통상문제에 대해 언급이 낮아지자 잔뜩 긴장하고 있던 자동차와 철강 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상압력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중 당초 예상과 달리 무역이나 통상 문제에 대한 발언은 거의 하지 않고 한미 동맹과 한미우호에 대한 발언을 주로 이어갔다. 앞서 방문한 일본에서 무역문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에 앞서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과 무역은 공정하지 않다"며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제조사를 직접 언급하기도 해 그동안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시달려왔던 국내 자동차와 철강 업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부터 현대자동차를 직접 거명까지하며 한국 자동차의 대미 투자 확대 등을 압박해왔고 한국 철강에 대해서도 관세율 인상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의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1월 트럼프의 이러한 압박에 대응해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알라바마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는 등 가뜩이나 미국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투자까지 늘려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포스코도 열연철강제품이 지난해 미 상무부로 부터 관세폭탄을 맞아 북미수출이 반토막이 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까지 계속 추가 관세인상 등 한국 철강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일본에서 처럼 현대차나 포스코를 직접 언급할 경우 지난 7월부터 재개된 한미FTA 재협상 과정에서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두 회사는 잔뜩 촉각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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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TA 성공적이지 못해…조속한 개정 협상에 감사"…불씨 여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언급자제로 자동차와 철강 업계가 일단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업계에서는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 협의를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현재 협정은 그렇게 좋은 협상이 아니며 문 대통령이 더 나은 협정을 추구하도록 지시한 것에 사의를 표한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함께 8일 이뤄진 한미 통상장관 회담에서 미국측은 자동차 관세 2.5% 부활, 미국 자동차 수출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한국산 철강 관세율 인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은 자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ㆍ연비규제 등 한국이 비관세 수입장벽을 높여 수출을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서도 덤핑 수출로 자국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국 무기수입 등을 약속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압박 직격탄은 피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한미FTA 재협상 과정에서 미국측의 한국 자동차, 철강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어떻게 방어해야하는지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문성희 기자  ebiz1@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