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익은 감소하고 트럼프 압박까지…” 전전긍긍

- 영업이익 8조원에서 4조원 반토막...트럼프 “세금 더 내고 투자 더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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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료: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압박에 대응방안을 찾느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년 동안 이익이 계속 감소해 가뜩이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FTA 재협상으로 무관세 폐지 위험이 높아지고 국경세 때문에 대규모 투자까지 약소한 상황이어서 비장함마저 감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 5년전 8.3조원 올해 4.3조원…이익률도 9.5%에서 5.4%로 감소

현대차는 5년전인 2013년 매출은 87.3조원, 영업이익은 8.3조원을 실현해 9.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매출은 미약하게라도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매년 1조원씩 감소해 지난해에는 5.2조원으로 급감했다. 올해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6.1% 감소해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조원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이렇게 매출은 증가하는데 이익이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에 대해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의 과잉투자와 시장경쟁력 저하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회사의 한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정몽구 회장의 800만대 생산 정책으로 생산량을 늘리다 보니 판매가 생산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기술과 브랜드인지도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대량생산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 장기저리 할부 확대, 보증기간 연장에다 팔리지 못한 차를 렌터카로 돌리는 등 영업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2일 미국 알라바마 공장(HMMA)의 생산량을 하루 200대 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HMMA에서 생산된 소형 세단과 중형차 재고가 공장내 야적장은 물론 인근 주차장에도 쌓이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증가세를 보이던 현대차의 매출마저 심상치 않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현대차의 경영상태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취임 직후부터 현대차를 언급하며 무역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 현대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트럼프 “국경세 부과, FTA 재협상”…투자 확대, 무관세 폐지 예상

트럼프는 올해초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국경세 도입과 FTA 재협상 등 자국위주의 보호무역정책을 끈질기게 밀어붙이고 있다. 결국 우리 정부도 지난 4일(현지시간) 한미FTA 재협상을 받아 들였다.

자동차 업계는 무엇보다 한미FTA 체결 이전으로 교역조건이 되돌아가 2016년 폐지된 관세와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y)가 부활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는 한미FTA에 따라 자동차 관세를 물지 않고 있지만 일본, 유럽 자동차에는 여전히 2.5%의 관세가 부과돼 한국차는 대미 수출에서 상대적 가격경쟁력을 누리고 있었다.   

따라서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 가운데 50% 이상이 미국 밖에서 생산되고 있는 만큼 관세가 부활되면 현대차의 매출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 밖에도 트럼프가 취임초 주장한 국경세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는 20~35% 가량의 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현대차의 경우 이에 해당되는 금액이 무려 16조원에 달해 국경세가 도입되면 3~5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2016년 영업이익이 5조1935억원인데 국경세가 도입되면 현대차는 적자회사가 될 위험까지 걱정해야 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러한 트럼프의 국경세 압박에 대응해 지난 1월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가뜩이나 재고가 넘쳐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미국시장에 울며겨자먹기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할 형편이다.

연간 20조원이 넘는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현대차가 이익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관세 부과에다 대규모 투자 부담까지 예견되고 있어 현대차는 물론 국내 수출산업 전체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대차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별기업의 대응보다는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한미 양국 정부의 FTA 개정협상에 자동차 업계와 재계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문성희 기자  ebiz1@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