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논란 해부] 단통법 최대수혜 SKT, 투자는 뒷걸음질

편집자 주 정부가 서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5%p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금제에 따라 고작 월 1500원~4000원 정도 내리는데 그칠 것으로 보여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반응이지만, 통신사들은 이 정도 인하폭에도 “적자가 난다”, “투자가 줄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통신사들의 실제 경영 상태와 통신시장 구조를 살펴보고 통신비 인하와 관련한 논란을 집중 점검해 본다.      

[시리즈]

① 이통3사, 공표한 이익보다 3~6배 돈 더번다
② 단말기 가격 2~3배 상승 “제조사가 더 챙겼다”

③ 단통법 최대수혜 SKT, 투자는 뒷걸음질 
④ KT, 장부가 9천억원 토지가 공시지가로 5조원 
⑤ LGU+, 판매비용 1조원 줄었는데 이익은 고작 700억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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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수익 증가에도 투자 30% 줄여…여유자금으로 배당지급, 자사주매입, 현금비축
 
SK텔레콤이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에 반발하며 경영악화와 투자위축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지며 부자 몸조심이라는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의 최대 수혜자로 수익이 크게 늘었는데도 시설투자는 오히려 계속 줄이고 있어 경영상태가 호전되는 등 통신비 인하 여력이 어느 회사보다 풍부하다는 설명이다.

■ 경쟁사 “단통법으로 보조금 경쟁 사라져 SKT 최대 수혜”

국내 통신시장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50%, 30%, 20%를 점유하는 구조를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간혹 1~2%의 변화가 있지만 서로간의 치열한 견제로 이내 제자리로 돌아오곤 한다.

단통법이 시행된 후 이통3사는 이익과 자금사정이 호전됐는데 업계에서는 당연히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SK텔레콤이 최대 수혜자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단통법 이전에 KT와 LG유플러스가 점유율을 끌어올리려고 수시로 ‘보조금 폭탄’ 공세를 퍼부었는데 법 시행 후 이런 마케팅 수단이 사라져 상대적으로 SK텔레콤이 혜택을 봤다고 경쟁사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SK텔레콤은 단통법 이전 판매지원을 위한 지급수수료를 6조원 가까이 지출했지만 단통법 이후에는 5조2000~5조4000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순이익은 1조2300억원에서 1조6600억원으로 35%나 증가했다.

정부의 선택약정할인율 5%p 인상에 대해 이통3사가 일제히 경영이 악화된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유독 SK텔레콤을 가리켜 이 정도 인상폭으로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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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축소로 이용자 편익훼손?…투자는 이미 줄이고 있었다

지난달 27일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방안은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네트워크 투자 축소 등 통신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품질 저하로 인한 이용자 편익 훼손 등 여러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5357억원, 당기순이익 1조6601억원을 실현했다. 

영업이익보다 당기순이익이 더 많은 이유는 차입금은 줄고 보유현금은 늘어나 금융수익이 금융비용보다 2482억원 더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금사정이 넉넉해졌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4조7134억 원의 현금을 벌어 들였다. 손익계산서상의 영업이익보다 3배나 큰 규모다. 현금이 지출되지 않았지만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된 감가상각비 등을 걷어낸 실제 현금수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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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수익에서 노후된 시설보완과 신규시설 증설을 위한 시설투자액을 빼면 2조2230억 원의 현금이 남는다. 단통법 이전보다 2배나 증가한 규모다.

이렇게 회사의 자금사정이 넉넉해진 주요 이유는 영업부문에서 들어온 현금수익도 커졌지만 시설투자 규모를 계속 줄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지난 5년간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네트워크시스템 투자액을 살펴보면 2012년 2조8600억원이었던 투자액은 2013년 2조3200억원, 2014년 2조1400억원으로 계속 줄어들어 2016년에는 1조9600억원으로 5년전보다 31%나 감소했다.

‘통신비가 인하되면 네트워크 투자가 축소돼 이용자 편익이 훼손될 것’이라던 SK텔레콤의 주장과 달리 회사는 통신비가 인하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네트워크 투자를 큰 폭으로 줄이고 있었다.

■ 늘어난 현금수익…배당금지급, 자기주식 매입, 현금비축에 사용
 

2SK텔레콤은 시설투자를 줄여 넉넉해진 자금으로 배당금 지급, 차입금 상환, 자기주식 매입 등에 사용하고 남은 돈은 현금으로 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2016년 현금흐름표에 기재된 지출항목 중 규모가 큰 항목을 살펴보면,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7061억원을 썼고 차입금 상환 등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데 3578억 원을 사용했다. 

또 사용하고 남아 내부에 유보해 놓은 현금잔액도 2015년 7689억 원에서 2016년 1조5052억원으로 7363억원 증가했다. 2015년에는 자기주식을 4902억원 어치 사들이기도 했다.

회사가 사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지출해야하는 원재료비, 인건비, 시설투자, 이자지급, 세금납부 등과 달리 배당금 지급, 자기주식 취득, 차입금 규모축소, 현금유보 등에 많은 돈을 썼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운영에 여유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비를 인하하면 경영이 악화되고 투자가 줄어 이용자가 피해를 본다는 SK텔레콤의 설명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 주유소 운영회사가 휴대폰 판매…‘이익 빼돌리기’ 의혹

이밖에도 SK텔레콤은 단말기 판매를 KT, LG유플러스와 달리 계열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우회 판매하고 있어 단말기 판매를 둘러싼 ‘이익 빼돌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SK주유소 2900개소를 운영 관리하는 회사다.

지난달 26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 협회의 정문수 정책추진단장은 “국내 유통시장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SK텔레콤의 자회사 PS&마케팅이 유통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SK네트웍스는 구매규모를 이용해 단말기 수급 이익을 한 달에 2500억 원 가량 부당하게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이 높은 통신비에 대한 이용자들의 저항을 피하기 위해 이익을 축소하는 다양한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동통신 이용자들과 중소 대리점들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과 함께 “이번 기회에 이통사와 통신시장의 독과점 행태를 철저히 파헤쳐 과도한 초과 이익을 이용자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성희 기자  ebiz1@it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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