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 칼럼] “초전도체 LK-99 논란, 다르게 봐야 한다”

퀀텀에너지연구소(Quantum Energy Research Centre)가 공개한 동영상 장면

한국의 LK-99 초전도체 이슈가 뜨겁다. 전 세계 곳곳에서 초유의 검증 실험 광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관련 종목의 주가가 폭등하는가 하면 전 세계  테크 기업들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를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를 11명이나 배출한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중국 화중과학기술대학, 인도 CSIR-국립물리연구소,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중국 선양재료과학국가연구센터 등 유수 연구기관들이 논문 내용을 구현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지금까지 초전도체 'LK-99' 검증 결과를 보면 '이론상 가능하다'는 논문도 발표와 "LK-99 재현에 성공했다"는 동영상도 올라왔다. 반면 아직 검증 초기 단계여서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크다.

이같이 거의 GPT와 같은 광풍이 부는 이유는 LK-99 합성물질은 만드는데 비용이 매우 저렴하고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이번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대규모로 상용화된다면 인류에게 있어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과학의 영역에서 이렇게까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광풍을 일으킨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다. 인류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고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전 세계의 집단적 욕구와 호기심이 발동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연구팀의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물질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30년 전 고려대 화학과 (고) 최동식 교수는 초전도체 관련 197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BCS 이론의 한계 지적하며, 상온·상압 초전도체 연구의 ISB(Inter Atomic Superconducting Band) 이론을 제시했다. 특히 최 교수는 “초전도체를 일방적으로 규정한 전기저항 제로와 마이스너효과가 상온초전도체를 개발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연구팀은 기존 주류 BCS 이론과 동떨어져 있는 변방의 ISB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가 시작됐다. 이후 1999년 최 교수의 연구실에서 그의 제자들인 현 퀀텀에너지연구소 이석배 대표와 김지훈 리서치 디렉터가 신물질 LK-99를 만들었다. 

당시에는 제조 공정과 원리가 정립되지 않았다. 그 후 2008년 퀀텀에너지연구소를 설립, LK-99 연구를 계속해 왔고, 2023년 7월 22일 상온·상압 초전도를 실현했다는 논문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고 최동식 교수. 출처: 고려대출판문화원
“연구를 계속 이어가되 완벽한 이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세상에 티 내지 말라”

2017년 최동식 교수가 사망하며 남긴 유훈이 세상에 회자되고 있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말이다. 여기에 대한 논란은 뒤로 미루도록 하자.

초전도 이론의 대가인 최동식 교수는 외솔 최현배 선생의 장손자로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대 이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고려대 화학과에서 많은 제자를 길러왔다. 최 교수는 초과학, 미래학, 사회열역학적 경제학 분야에 대한 연구에도 힘써왔다. 

한편 퀀텀에너지연구소 웹사이트 게시판에는 연구진을 둘러싼 여러 가지 논란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글들이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게재를 준비 중이다. 또 유수한 연구기관들이 검증하고 있다. 조금 더 차분히 기다려야 할 때다. 

연구팀의 LK-99가 실제 초전도체로 밝혀지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주류에서 벗어난 변방에서 소수 이론을 만들고 그 제자들과 수십 년간 연구를 지속해 왔다. 그들의 열정과 땀을 비웃음거리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전 세계 과학계의 진위 논란을 넘어 사회적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또 알아야 할 것은 지금까지 1000회가 넘는 물질합성 연구 실험을 반복한 결과 LK-99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