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CRISPR, “코로나 바이러스 복제 차단”

- CRISPR/Cas13b, RNA 바이러스 SARS-CoV-2 복제 영역 잘게 자른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유전자편집 기술 크리스퍼(CRISPR)로 코로나 19(COVID-19)를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호주 멜버른대학 피터맥칼럼(Peter MacCallum) 암센터 연구팀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유전자편집 기술 크리스퍼를 사용해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을 방법을 고안했다. 현재 연구는 초기 단계이지만, 변이주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한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Reprogrammed CRISPR-Cas13b suppresses SARS-CoV-2 replication and circumvents its mutational escape through mismatch tolerance)는 네이처 커뮤닡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1년 7월 13일(현지시각) 실렸다.

재프로그래밍된 CRISPR-Cas13b는 SARS-CoV-2 복제를 억제. [Image: Nature Communications]

유전자편집 기술 'CRISPR/Cas9'는 Cas9이라는 효소를 이용해 표적 DNA를 절단하는 방법이다. 이후 후속 연구에서 ‘Cas12a’ ‘Cas13’이라는 효소로 한 가닥 RNA를 절단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Cas13b는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효소인 Cas9와 유사하지만 Cas9는 DNA를 절단하고 Cas13b는 RNA를 절단한다.

이에 연구팀은 DNA가 아닌 RNA 가닥을 표적으로 삼고 파괴하는 CRISPR 시스템을 사용했다.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SARS-CoV-2 RNA의 특정 부위를 절단하도록 CRISPR/Cas13b을 설계했다. 따라서 Cas13b 효소가 RNA에 결합하면 SARS-CoV-2의 복제에 필요한 부분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논문 대표 저자인 멜버른대학 피터도허티 감염면역 연구소(Peter Doherty Institute for Infection and Immunity) 샤론 르윈(Sharon Lewin) 박사는 “바이러스가 일단 인식되면 CRISPR 효소가 활성화되어 바이러스를 잘게 자른다”라고 설명했다. 이 방법은 SARS-CoV-2의 알파주(B.1.1.7) 등 다양한 변이체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화이자나 모더나 등 효과적인 백신이 전 세계에 배포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인들은 바이러스가 백신을 회피하기 위해 진화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백신뿐만 아니라 코로나 19 감염 진단 후에 복용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가운데 CRISPR/Cas13b를 사용한 RNA 접근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은 아직 연구 초기 단계다. 연구팀은 앞으로 동물 실험과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지만 치료제가 완성돼 시판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CRISPR 기술을 사용하는 의약품은 아직 질병 치료에 대해 승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암이나 HIV를 포함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치료법으로 임상시험을 위한 여러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민중 기자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