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노조, 전면파업 ‘갑질’과 ‘회계불투명과 탈세’

- 정부, 탈세 등 위법행위 조사...사측, 성실한 교섭 촉구

(IT뉴스 김들풀 기자) 한국오라클 직원의 무기한 전면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갈등의 원인이 그동안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갑질 횡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오라클 노동조합은 지난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장기간 임금동결, 만연한 사내 부조리, 고용불안으로 인해 지난해 9월 노동조합을 설립했지만, 회사의 불성실한 교섭으로 인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여 결국 지난 5월 16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파업까지 이르게 된 이면에는 국내 외국계 IT유한회사들의 공통의 회계불투명 문제와 사업주 갑질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한 사무금융연맹, 외국계 IT노조협의회,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은 연대·지지 뜻을 밝혔다. 
   
한국오라클 노조는 회사의 회계불투명과 세금탈루 부분을 지적했다. “한국오라클은 미국계 IT 대기업 오라클 코퍼레이션(Oracle Corporation)의 한국 자회사로 유한회사 형태로 사업을 하고 있다. 수익을 극대화하고 책임은 최소화하는 다른 다국적 자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오라클 역시 제도적 허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국세청은 오라클의 국내법인 한국오라클이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아일랜드 조세회피처를 통해 약 2조원의 조세를 회피한 혐의를 포착하고, 3147억198만 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한국오라클은 이에 불복해 현재 법적 소송 중이다. 

노조는 “한국오라클은 2011년부터 유한회사로 전환하며 외부감사를 받지 않게 되었고, 이에 따라 실적, 배당금, 기부금 등 경영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환 직전 2011년 공개된 마지막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3,379억 매출에 판매/관리비가 3,269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3%밖에 되지 않는 109억이었다”며, “보통 매출 대비 이익율이 높은 IT 업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3% 영업이익은 쉽게 납득이 가기 어려운 수치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오라클은 2008년과 2009년도에는 18~2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올렸지만, 유한회사로 전환하기 직전인 2010년도에 갑자기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이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 앞에서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오라클노동조합 페이스북 페이지

같은 유한회사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제품의 변화(구축형 SW 라이센스 판매에서 클라우드 형태의 SW 임대)에 따라서 본사로 직접 넘어가는 매출은 더욱 알 수 없어졌다. 외국계 IT노조협의회 측에 따르면 “임단협 교섭을 위해서 필요한 재무 정보를 요구했는데도, 미국 본사의 보안 정책이라는 이유를 달아 임금협약에서 노동조합의 교섭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HP 역시 외국계 유한회사라는 것을 이용해 회계내용을 정확하게 공지하지 않고, 근거 제시도 없이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오라클 노조는 회사의 갑질 횡포 또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많은 외국계 IT회사 중 한국오라클은 불공정, 불투명, 업무부조리의 대명사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라며, “현장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직원들은 심각한 업무 과다에 시달리고 있다. 일주일 80시간 이상, 심지어 100시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의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 또한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장 엔지니어 인력 확충 없이 서비스 계약과 매출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엔지니어 한 명이 감당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다. 회사는 시간 외 수당으로 일부 보상하고 나머지는 대체 휴가로 보상해준다고 하는데, 사람이 모자라 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며, “영업직 직원에게는 매출을 강요하면서 폭언이 난무하고, 영업성과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오라클 직원 대부분 장기간의 임금동결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10년째 임금이 동결된 사례도 있다. 회사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일부 인원에 대해서만 인상을 해주거나, 규정을 어겨가면서 인상을 해주는 일을 반복해 왔다”고 주장했다.

같은 미국계 IT다국적 기업인 한국마이크로소트프와 한국HP도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외국계 IT노조협의회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수년간 불법적 행태의 밀어내기 매출을 조장하였으며 조직의 불합리한 명령에 따르지 않거나 자격을 의심케 하는 관리자(피플 메니저)의 눈밖에 벗어난 직원들에 대해 1대1 면담을 하며 인격모독을 하여 퇴직하게 했다”며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우울증, 신경마비, 실명위기, 업무중 실신 등을 경험하는 직원들이 있었으며, 본사의 변화에 따라 직무 폐지, 업무 배제 등을 통해서 직원들이 사직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워크라는 미명하에 퇴근 후 업무 지시, 휴게시간에 회의 및 교육, 시간외 근무에 대한 임금 미지급, 야간 기술 지원에 대한 임금 미지급 등으로 이미 많은 직원이 희망퇴직제도가 생기면 언제든 나가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HP도 회사의 일방적인 행태로 직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비용절감을 강요하고 임금인상에는 인색하면서 직원을 해고하기 위해서는 법무법인과 노무사 등에 수억 원을 쏟아 붙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내 상사의 도가 지나친 갑질 문화도 지적했다. 직원의 휴가서 제출에 대해서 메지저가 직원에게 “다른 직원들의 뒷수발 드는 와중에 이런 메일 받으면 제 기분이 어떻지 생각해 보라”는 식의 갑질 메일을 보내는 등 사례도 밝혔다.

한국오라클노조 김철수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산업의 경쟁력이다. 바로 IT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인 사람에게 있다. 개발자, DBA, 시스템 엔지니어, IT 컨설턴트, IT 영업 모두 다 노동자다”며 “우리는 IT 산업의 중심으로서 당당히 권리를 주장하고, 투쟁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오라클의 고질적 병폐는 외국계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IT 프리랜서들, IT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 그리고 모든 기업의 IT 종사자들이 공통으로 때로는 더 심각하게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 IT 노동자들도 변해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부르짖어 IT 노동자의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주장했다.

한국오라클노조는 “정부는 한국오라클의 세금탈루 의혹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을 할 것과 파업기간 동안 조합원들에 대한 회사 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근로감독과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오라클은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당사자가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교섭에 나와서 단체교섭을 원만하게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