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 4,000km 적도 공기 동북아시아로 이동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여름 장마철 수분의 기원은 남반구 적도 공기가 동북아시아로 이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대학교 박선영 교수 연구팀이 대기 중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할로겐화합물의 농도변화를 분석한 결과, 4,000km 거리의 남반구 공기가 동북아시아로 빠르게 이동해 장마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증명한 새로운 역학적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3월 16일자 논문(논문명: Chemical evidence of inter-hemispheric air mass intrusion into the Northern Hemisphere mid-latitudes)으로 게재됐다.

▲(그림 a) EASM 기간의 해양성 공기괴의 분류: 남반구 적도 기원 공기괴 (A유형), 북태평양 기원 공기괴 (B유형)과 북서태평양 정체공기 (C유형). (그림 b) 2012년 EASM 기간 HFC-152a 농도 관측 값들을 공기괴 유형에 따라 분류. 남반구 적도 기원 공기괴 (A유형)의 농도는 연 최저값을 나타내며, 남위 40도의 Cape Grim 관측 값(초록색 띠)에 가까워지며, 북태평양 기원 공기괴 (B유형)의 농도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 값(하늘색 띠)에 일치하고 있음.

동북아시아 여름 몬순 기간에는 연강수량의 50% 가량 비가 내려서 지역경제와 사회·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장마의 변동성 이해와 예측을 위해서는 장마 기간의 공기와 수분의 이동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기존 연구 모델들은 장마 기간 수분의 기원을 북태평양, 북인도양, 혹은 동중국해에 국한하여 논의해왔는데, 각 해석들이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계속되었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남반구 적도 지역의 환경이 우리 장마 현상과 변동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제주도의 온실기체 관측센터에서 6년간 실시간 관측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할로겐화합물 중 수불화탄소류(HFCs)의 농도는 매년 장마기간에만 남반구 적도지역 만큼 급격히 낮아졌다.

온실기체 관측센터는 경북대학교 소속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기체 관측소로 국제 관측 네트워크(AGAGE)의 동북아시아 대표 관측점이다. 2008년부터 이산화탄소, 메탄, 할로겐화합물 등 40여종 화합물의 대기 중 농도를 2시간 간격으로 365일 측정한다.

수불화탄소는 북반구 산업지역에서 집중 배출되며, 남·북반구 간 농도가 극명하게 차이나는 물질이다. 장마철 1~2일만의 급격한 농도변화는 대규모의 공기가 위도를 가로질러 빠르게 이동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동북아시아 여름철 공기 흐름을 역추적한 후 유사한 유형의 공기그룹을 분류했다. 그 결과 남반구 적도 기원의 공기가 해양성 공기의 40%를 이루고 있음을 제시했다. 또한 남반구 적도 기원의 공기가 동북아시아를 장악하는 동안 전체 장마 강수량의 50% 이상의 비가 온다는 것을 입증했다.

박선영 교수는 “몬트리얼 의정서, 교통의정서 등 국제협약에 의해 규제되는 주요 화학성분은 공기의 급격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공기 이동의 추적자로서 기상역학 모델의 개선과 검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학 추적자의 활용과 함께, 직접적인 수분 추적자인 강수 내 산소동위원소를 분석하고, 대기 중 수분 이동과 분포를 입자확산모델로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고 후속 연구 계획을 밝혔다.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