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대장질환 유발…한의학 이론 분자생물학으로 증명

- 폐와 대장이 생리·병리학적 연결 한의학 장상학설을 면역학 연구기법으로 규명

흡연으로 인해 호흡기 뿐만 아니라 대장에 질병이 발생하는 상세 과정이 보고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배현수·김진주 교수(경희대학교) 연구팀이 흡연으로 인하여 대장 질환인 크론병이 발생하는 과정을 규명해냈다”고 밝혔다.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대장 질환으로, 자가 면역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이 연구 성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첨단면역학회지(Frontiers in Immunology) 10월 31일자 논문(논문명 : Cigarette smoking triggers colitis by IFN-γ+CD4+ T cells)으로 게재되었다. 

▲(A) 흡연에 노출된 쥐는 대장에 염증이 생겨 대장 길이가 감소했다. (B) 흡연에 노출된 쥐는 지속적인 설사로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C) 흡연에 노출된 쥐는 대장 조직이 두꺼워 지면서 면역세포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염증성 대장염의 대표적인 특징으로서 흡연만으로도 대장염증이 발생함을 보여준다.
▲(A) 흡연에 노출된 쥐는 대장에 염증이 생겨 대장 길이가 감소했다. (B) 흡연에 노출된 쥐는 지속적인 설사로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C) 흡연에 노출된 쥐는 대장 조직이 두꺼워 지면서 면역세포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염증성 대장염의 대표적인 특징으로서 흡연만으로도 대장염증이 발생함을 보여준다.
흡연은 호흡기 질환, 뇌혈관·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흡연이 난치성 대장 질환인 크론병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라는 임상 및 역학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흡연으로 대장 질환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기전은 여전히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흡연으로 폐에서 발생한 염증 면역세포 Th1이 대장으로 이동하며, 이 세포가 분비한 단백질 인터페론 감마가 대장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간접흡연에 노출된 생쥐에게 Th1 세포와 인터페론 감마가 유난히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고, 흡연만으로도 대장염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유전적으로 Th1 세포와 인터페론 감마 단백질이 결핍된 쥐는 흡연에 노출되어도 대장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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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에 노출된 쥐의 폐에서 면역세포(T 세포)를 분리하여 담배에 노출되지 않은 쥐에 주입하니 대장에 염증이 발생하여 대장 길이가 감소하였다. 반면에 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쥐의 T 세포는 그러한 역할을 못했다. 인터페론감마가 결핍된 쥐를 흡연에 노출시킨 후 T 세포를 분리하여 주입하였을 때에도 대장 염증을 일으키지 않았다. 이는 흡연에 의해 폐에서 발달한 T 세포가 대장염을 일으키면 인터페론감마가 그 매개인자임을 증명한다.
이 연구는 한의학의 장상학설에서 폐와 대장이 생리·병리학적으로 연결된다는 이론을 최신 면역학 연구기법으로 규명했다는 데에서 획기적인 의의가 있다. 

장상학설은 인체에 나타나는 생리·병리적 현상에 대한 관찰을 통해 각 장부의 생리기능 병리 변화 및 장부 간의 상호관계를 설명하는 한의학 이론이다. 장상학설은 음양오행, 경락학을 근거로 하고 있어서, 현대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하기에 많은 한계가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분자생물학 기반의 연구를 통하여, 한의학의 현대화에 기여했다.

배현수·김진주 교수는 “이 연구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흡연과 대장염과의 관련성을 규명한 것으로, 크론병과 같은 난치성 대장염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며, “한의학의 생리·병리학 이론을 분자생물학적으로 규명한 선구적 연구방법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