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에 목숨 건 까닭

- “앞으로 5~7년 아파트 지을 데 없다” 마지막 수주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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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xhere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보여준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출혈경쟁과 상호비방 등 치열한 수주전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나친 과열경쟁 행태를 보였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어서 “건설사들이 마지막 남은 강남 재건축에 총력을 쏟을 수밖에 없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한다. 즉, 지난 정부가 추진한 과도한 주택정책의 후유증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5억원 무이자 대출 7000만원 무상지급…다른 재건축 단지로 번져
지난 27일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택했다. 현대건설은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의 59%, 경쟁사였던 GS건설은 40%의 득표를 얻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2조6000억원이 걸린 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조합원들에게 제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는 조합원에게 가구당 5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가 하면 아예 7000만원을 무상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속까지 해 국토부까지 나서서 이를 말려야 했다. 편의시설도 사계절 워터파크, 6개 레인을 갖춘 실내수영장, 복층 골프장에 단지 안에 극장까지 짓겠다고 공약했다.

현대건설의 이런 파격조건은 앞으로 예정된 서초 한신4지구, 송파구 미성·크로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원들의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벌써 롯데건설은 한신4지구에 579억원, 송파 미성·크로바에 569억원의 지원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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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6년 과다공급으로 아파트 지을 데가 없다”
시장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설사들이 이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급된 주택물량이 너무 많아 앞으로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주택시장은 평균적으로 연간 30만 가구 내외가 공급됐었는데 2014년 정부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 세제혜택, 금융지원까지 각종 부양책을 연이어 쏟아내자 시장에도 분양열풍이 불어 2015년 53만 가구가 분양되는 등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3년 동안 무려 133만 가구가 공급됐다.          

이렇게 분양된 물량은 올 하반기부터 앞으로 3년 동안 입주될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입주대란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건설사들도 이미 올해부터 공급물량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분양물량이 대거 공급된 지방 주택시장에서는 벌써 분양물량이 실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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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지방 주택가격 상승률 –3%~1%…서울 강남만 8%
한국감정원 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가격은 0.66% 상승에 그쳐 사실상 가격 상승이 멈췄다. 하지만 서울의 강남지역은 7.9%나 상승해 전국 평균보다 12배가 뛰었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뛰어 오르면서 서울 강북지역까지 상승세를 타 4.7%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그동안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경기지역은 1.6%, 인천은 1.2%로 1%대에 머물렀다. 지방도 부산과 강원도만 2% 대 상승률을 보였을 뿐, 대부분 1%대에 머물렀고 울산과 충청, 영남 지역은 오히려 가격이 하락했다.   

정부가 지난 8.2대책에서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만 투기과열지구로 묶은 이유도 이렇게 가격 상승이 일부지역에 편중돼있기 때문이다. 이런 쏠림 현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3년 동안 주택시장에 풀린 300조원이 소득과 자금력이 넉넉한 강남지역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결국 건설사들이 강남 재건축을 놓고 제살깍아먹기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는 이유로 “전체 분양시장 전망은 불투명한데 유독 강남 재건축에만 여전히 풍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중견 건설사 한 임원은 “이전 정부의 과도한 주택정책으로 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강남지역은 3.3㎡당 5000만원이 넘는 아파트도 경쟁률이 높아 건설사들이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양상은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가 재건축 연한이 되는 5~7년 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성희 기자  ebiz1@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