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논란 해부] 단말기 가격 2~3배 상승…“제조사가 더 챙겼다“

편집자 주 정부가 서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5%p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금제에 따라 고작 월 1500원~4000원 정도 내리는데 그칠 것으로 보여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반응이지만, 통신사들은 이 정도 인하폭에도 “적자가 난다”, “투자가 줄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통신사들의 실제 경영 상태와 통신시장 구조를 살펴보고 통신비 인하와 관련한 논란을 집중 점검해 본다.      

[시리즈]

① 이통3사, 공표한 이익보다 3~6배 돈 더번다
② 단말기 가격 2~3배 상승 “제조사가 더 챙겼다”
③ SKT, 단통법으로 돈 벌었는데 투자는 오히려 40% 감소 
④ KT, 장부가 9천억원 토지가 공시지가로 5조원 
⑤ LGU+, 판매비용 1조원 줄었는데 이익은 고작 700억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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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amsung

“돈은 제조사가 더 벌었는데 왜 통신비만 내리나” 통신사 불만 고조

 

■ 단말기 가격, 이통사 “100만원에 사온다” vs 삼성전자 “26만원에 팔았다”
 
휴대폰 사용자들은 2014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되기 이전 30~50만원이면 살 수 있던 휴대폰을 요즘은 80~9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 

가격이 이렇게 2~3배나 뛰었으면 판매한 회사는 그야말로 떼돈을 벌었을 텐데 휴대폰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SKT, KT, LGU+ 등 이동통신회사들도 이통사에 휴대폰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도 특별히 더 번 돈이 없다고 모두 손사래를 친다. 

이통사는 최근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100만원 넘는 가격으로 사온다고 밝혔는데,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평균판매가격이 26만원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단통법 수혜자가 서로 상대방이라고 떠넘기는 모양새다. 

어느 한 쪽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두 가격 사이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양쪽 주장 차이가 너무 커 시장과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이통3사 “단통법 이후 매출은 멈췄고 수익률은 하락했다”

이통3사는 이런 논란에 대해 단통법 전후의 경영실적을 비교하며 실제로 매출도 이익도 크게 증가한 게 없다는 주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사는 단말기를 제조사로부터 판매가격의 90% 수준에 사오기 때문에 마케팅비를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출고가가 별로 달라지지 않아 매출은 그대로고 선택 약정 할인 등 마케팅비도 줄어든 게 없어 이익도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의 최근 5년 매출을 보면, 단통법 이전인 2012년에 50조9024억 원, 2013년 51조863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2015년에는 50조2132억원, 2016년에는 51조2865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둬 5년 동안 0.75% 증가에 머물렀다. 사실상 증가세가 멈췄다.

영업이익도 법 시행전인 2012년에 3조660억 원이 났지만, 지난해 3조7222억 원을 시현해 5년 전보다 17.6%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가세를 보이긴 했지만 단말기 가격 상승폭에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 10.7%에서 2016년 9.0%로 오히려 1.7%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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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내 판매 갤럭시 S8, 지원금 50만원…소비자 30만 원대 구매

지난 27일 삼성전자 이명진 전무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세계적으로 휴대전화가 9300만대 팔렸으며 평균판매단가(ASP)는 230달러 중반 대라고 밝혔다. 원화로 25만6000원이다. 이통사들이 밝힌 국내 갤럭시 S8 출고가 102만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균판매가격에는 신형모델과 구형모델, 스마트폰 이외의 단말기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통사 한 직원은 “스마트폰이 휴대폰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신형모델 비중도 50%를 넘어 4배의 가격 차이에 대한 설명으로는 부족하다”며 “제조사가 지원하는 보조금 등이 주요 요인으로, 해외 보조금 구조를 보면 삼성전자가 얘기하는 평균판매가격(ASP)이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삼성 갤럭시 S8의 미국 내 판매가격은 84만원 수준으로 국내 102만원보다 18% 싼데 여기에 통신사 보조금 17만원과 사용하던 휴대폰 교환가격 34만원 등 51만원의 지원금을 빼면 실제 소비자는 33만원이면 갤럭시 S8을 손에 쥘 수 있다. 단통법 이전 국내에서 보조금 경쟁이 치열하던 때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 Galaxy S8 미국 판매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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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amsung.com/us/mobile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조금은 통신사에 따라 또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기업 간 이뤄지는 내부 협의 사항이기 때문에 영업비밀”이라고 입을 닫았다.

■ 이통사 “통신비 인하에 단말기 제조사도 참여하라”

삼성전자가 스스로 밝힌 단말기의 평균판매가격이 실제가격이라면 제조사들은 단통법 이후 국내에서 실제가격의 2~3배에 달하는 이익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단말기의 직접제조원가가 15만원이며 연구개발비, 시설비 등 간접비를 포함해도 20만원 수준이라는 분석결과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지난 6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통신요금 인하는 통신사들이 나서야 하지만 단말기 제조사들도 참여해야 하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동참해야 한다”며 “단말기 유통 분리 등의 고민을 통해 이동통신사업자의 비즈니스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 같다”고 현재 단말기 유통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KT의 신광석 CFO도 지난 28일 “국민부담을 경감시키려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모든 부담을 통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며 “제조사와 포털 등 이해관계자들이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제조사의 동참을 요구했다.

소비자들이 매달 내고 있는 통신비에는 대부분 단말기 할부금이 포함돼 있어 단말기 가격도 통신비 부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조사는 물론 이통사까지 감추고 있는 단말기 유통구조와 보조금의 비밀을 투명하게 밝혀 단말기 가격의 거품을 뺀다면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통신비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성희 기자  ebiz1@it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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