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금융앱스토어 비판 사이트 접속차단 위법” 판결

-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오픈넷 출범 후 첫 공익소송 지원 사건서 5년 만에 최종 승소

flneapps
▲ 금융 앱스토어의 문제점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금융 얩스토어. 주소도 금융 앱스토어가 'www.fineapps.co.kr'인 것에 'i'을 'l'로 바꿔 'www.flneapps.co.kr'로 만들었다.
오픈넷 출범 후 첫 공익소송 지원 사건에서 만 5년 만에 최종 승소판결을 받았다. 이번 판결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요한 판결로 평가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금융앱스토어 비판 사이트’ 차단 사건을 1호 공익소송으로 선정해 지원한 결과 지난 2월 21일, 만 5년 만에 대법원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금융앱스토어 비판 사이트’는 지난 2013년 4월 금융결제원이 자체적으로 운영한 별도의 앱 장터인 ‘금융앱스토어’의 보안 취약성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웹사이트가 개설되었다. 이를 발견한 금융결제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당 웹사이트를 정보통신망법 위반을 이유로 신고해 KISA는 망사업자들에 대해 접속차단을 요청했고, 망사업자들은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했다. KISA는 이후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을 해지하라고 망사업자들에게 요청했으나 망사업자들이 접속차단 해지를 해태해 접속차단 기간이 연장되었다.
 
대법원은 “KISA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를 최종 심사할 고도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있는데,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에 대해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과실이 있어 금융앱스토어 비판 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은 위법이다”라며, “피고 이동통신사들이 KISA의 접속차단 해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즉시 해지를 하지 않은 책임을 인정하여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피고 이동통신사들은 각자 원고에게 1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접속차단 관련 행정 심의에 요구되는 ‘엄격한 주의의무’를 인정한 것임은 물론, 다소 과격한 패러디의 형식으로 정책을 비판한 행위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는 ‘표현의 시의성’이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을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오픈넷은 KISA의 접속차단 업무의 고도화 및 공공기관의 남상소 방지를 위한 보완책 필요하다며, “KISA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위법한 접속차단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업무를 고도화해야 할 것”이라며, “KISA는 소송진행 과정에서 해당 웹사이트가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2를 위반했다는 주장을 반복하여 전문성에 의문이 들게 했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 보듯 접속차단 해지 요청 프로세스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는데, 위법한 접속차단 발생 시 신속하게 이를 시정하는 프로세스 개선도 요구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터넷 전문가들은 KISA의 이번 사건에 대한 대법원 상고가 준정부기관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해당 사건은 소액사건심판법상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했다고 말했다.

향후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위법한 처분 등으로 인해 제기된 소송에서 패소하는 경우 예외적 사유가 없는 한 가급적 상소를 제한하는 정책적인 보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민두기 기자  ebiz@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