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창조 프로젝트, 우리는 외계에 생명 씨앗을 뿌려야 하나?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밖에서 3,000개 이상의 행성을 탐지했고, 불과 2주 전에는 태양계의 이웃에서 지구 비슷한 행성 하나를 발견했다(참고). 이와 같은 천체 중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에는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지구 비슷한 행성에 생명의 씨앗을 뿌린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달 ‘Astrophysics and Space Science’에 기고한 논문에서(참고), 독일 괴테 대학교(Goethe University Frankfurt in Germany) 이론 물리학자 클라우디우스 그로스(Claudius Gros) 박사는 정말로 그렇게 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생명탄생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프로젝트(Genesis Project)’를 제안했는데(참고), 내용인즉, 인공지능 탐사선(AI probe)을 생명체가 없는 세상에 보내, 거기에 미생물을 파종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백만 년 동안 그들은 다세포생물로 진화하며, 아마도 궁극적으로는 식물과 동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그로스 박사는 ‘사이업스(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을 찾는 인공지능(AI)'과 '어떤 종류의 생명체가 진화하는 것을 보고 싶은지'에 대해 말했다. 인터뷰 내용은 단순 명료함을 위해 편집되었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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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한 예술가의 상상: 향후 수백만 년 동안, 외행성에 보내진 미세한 미생물들은 적절한 환경 아래에서 진화해 위와 같은 경관을 형성할 것이다. 출처=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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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괴테 대학교 이론물리학자 클라우디우스 그로스(Claudius Gros) 박사
Q1: 당신에게 생명창조 프로젝트를 꿈꾸도록 영감을 불어넣은 것은?

그중 상당부분은 과학소설이다. 나는 어렸을 때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읽었다. 나는 그 내용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때부터 생명과 우주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스타게이트’나 ‘아바타’와 같은 영화들을 보는데, 그러면서 '다른 행성에 어떤 종류의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는다.

Q2: 당신이 파종하려고 하는 종자 미생물의 종류는 뭔가?

나는 두 가지 전략을 갖고 있다. 첫째로, 인공지능은 개별 행성의 상태를 감안해 특이한 환경에 적합한 미생물(specifically adapted microbe)을 창조할 것이다. 예컨대 매우 뜨거운 행성에는, 매우 높은 기온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극한생물(extremophile; 참고)을 파종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인공지능은 똑같은 유형의 미생물을 여러 행성에 보낼 수도 있다. 첫 번째 전략은 생존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두 번째 전략은 (상당수가 열악한 기후에서 비명횡사하겠지만) 서로 다른 종이 창조되거나 분기(分岐)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진화능력을 최적화하는 것'이지만, 그들 모두가 당장 죽지는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진화능력을 최적화하는 방법이 뭔지는 반드시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Q3: 인공지능(AI)은 프로젝트의 과정을 어떻게 촉진할 것인가?

인공지능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단 탐사선이 행성에 도착한 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로봇은 '특정 행성이 미생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와 '생명이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생명창조 탐사선에 탑재되며, 탐사선의 크기는 겨우 스마트폰만 할 것이다. 그리고 탐사선은 ‘솔라세일(solar sail, 선박의 돛이 바람에서 힘을 얻듯 태양 돛은 햇빛에서 힘을 얻는다)’을 이용해 태양계 밖 행성(exoplanet)에 보내질 것이다. 생명을 찾기 위해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에 탐사선을 보낸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브레이크스루 스타샷(Breakthrough Starshot) 프로젝트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참고). 

12974438_1214910475200973_5950310285755513298_n13010710_1216477158377638_4975204074572211279_n '스타샷(Starshot)' 프로젝트는 ‘브레이크스루 프라이즈’라는 과학단체가 제안한 계획으로 스마트폰 크기의 28g 도 되지 않는 초소형 나노우주선 1000개를 만들어서 지구 환경과 가장 비슷한 항성계인 ‘알파 센터우리’로 20년 안에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영국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러시아 출신 투자가인 유리 밀너,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참여하고 있다. 알파 센타우리는 지구에서 4.37광년 떨어져 있어 지금까지 개발된 가장 빠른 우주선으로 가더라도 3만년이 걸리지만 이 우주선의 속도는 빚의 속도의 약 5분의 1로서 약 2~30년이면 ‘알파 센터우리’ 항성에 도착할 수 있다. 이 나노우주선의 빚을 반사하는 3.5m 크기의 얇은 돛을 가지고 있어서 빛을 바람삼아 우주를 항해하는 원리인데 나노 우주선 1000개를 실어 우주에 무중력 상태에서 풀어놓은 뒤 지구에서 레이저빔  을 쏘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이 나노우주선의 핵심부품인 ‘스타칩’은 카메라, 항행·통신·동력 장치를 탑재했다. 가격도 현재 수십만 원대로 스마트폰 가격과 비슷하다. 

일단 목적지에 도착한 탐사선은 행성의 ▷ 궤도에 진입한 다음, 행성에 생명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여러 차례 점검한 후 파종 과정을 시작할 것이다. ▷ 미생물은(겨우 몇 밀리미터짜리) 작은 캡슐에 담긴 채 외행성의 표면에 투하될 것이다. ▷ 캡슐은 땅바닥에 충돌하겠지만, 인공지능은 치명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정확한 발사 각도를 계산할 것이다.

첫째로, ▶ 인공지능은 광합성하는 미생물을 파종할 것이다. 그들은 다른 종류의 생물(예: 동물)이 살 수 있도록, 대기 중에 산소를 축적할 것이다. 둘째로, ▶ 산소의 수준이 충분히 높아지면(이것은 궤도를 돌고 있는 탐사선이 계산한다), 진핵미생물이 투하될 것이다. 진핵미생물은 좀 더 전문화된 세포기구를 갖고 있어서, 다세포생물을 구성할 수 있다. 셋째로, ▶ 이상의 과정이 끝나면 탐사선의 활동은 종료된다. 이때부터는 행성에서 진화가 시작될 것이며, 향후 수백만 년 동안 수많은 종류의 외계식물과 동물들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Q4: 만약 외계에 생명이 이미 존재한다면 어떡하지?

매주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생명이 없는 행성만을 겨냥하고 싶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은 생명이 없는지를 확인하려고, 행성의 궤도에서 생명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정찰할 것이다. 탐사선은 크고 복잡한 생명체는 쉽게 찾아내겠지만, 작은 생물체도 분광분석법(spectrometry)과 같은 기존의 기법을 이용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분광분석법은 화성에 물이 있는지를 탐사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는데, 행성의 표면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해 그곳에 어떤 종류의 원자가 존재하는지를 결정할 것이다. 왜냐하면 각각의 원자가 서로 다른 신호값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완벽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탐사선은 생명의 명백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 한해, 그 행성의 표면에 미생물을 파종할 것이다.

Q5: 당신이 파종한 미생물에서 어떤 종류의 생물이 진화하는 것을 보고 싶은가?

우리의 꿈은 지적 생명체(intelligent life)가 진화하는 것이다. 한 이론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언어를 개발했을 때 지적인 종이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내 생각은 "우리가 파종한 미생물에서 진화한 생물이 지적 생명체라고 불리려면, 그것은 어떤 동물이 됐든 사회적 존재(social being)여야 한다."

예컨대, 나는 좀 더 강한 중력을 갖고 있는 행성을 상상하고 싶다. 그렇게 되면 동물은 좀 더 무거워질 것이므로, 체중을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사지(四肢)를 진화시킬 것이다. 만약에 사지가 많아진다면, 그들은 높은 곳에 잘 기어오르고, 숲속에서도 살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나머지 사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음성언어 대신 일종의 수화(sign language)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움직이는 식물(moving plant)도 진화했으면 좋겠다. 내 생각에, 그것은 납작한 녹색 종이처럼 생겼을 것이고, 마치 유충처럼 기어 다닐 것 같다. 그것은 빠르게 움직이지도 않고 많이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광합성만 해서는 에너지 생성이 불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은 산에서 살면서, 하루 종일 바위 위에 머무르며 에너지를 모을 것이다. 그러다가 목이 마르면, 바위에서 기어 내려와 물이 있는 곳을 찾아갈 것이다.

Q6: 그런 프로젝트가 얼마나 빨리 시작될 수 있을까?

낙관적으로 보면 50년쯤 후에, 비관적으로 보면 100년쯤 후에 생명창조 탐사선이  발사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솔라세일을 개발한 다음에는(스타샷 미션에서는 이미 솔라세일을 개발하고 있다), 10~20년 후 작은 탐사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도전은 인공지능을 프로그래밍하고, 탐사선을 보낼 외행성 후보에 대한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는 것이다. 생명이 전혀 살 수 없는 행성(극한기후지역에 있거나, 지질구조가 비활성인 행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자원낭비일 것이다. 행성의 지질구조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면, 화산이 없어서 이산화탄소가 생성될 수 없는데, 이산화탄소는 생명을 파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Q7: 외계여행과 생명이 진화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당신은 살아생전에 생명창조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볼 수 없을 게 분명하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을 하는가?

개인적으로, 나는 생명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설사 프로젝트의 결과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없더라도, 우리는 생명에게 번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인간은 그저 소극적으로 우주를 관찰하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능동적으로 우주의 일부를 바꿀 것인가? '인간의 이익을 위해 인터스텔라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이 우주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프로젝트는 생명창조 프로젝트다. 생명창조 프로젝트는 인간에게 전설을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거라고 확신한다. 출처: Science

※ 참고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경고 

0-00532500_1473639672'인간은 그저 소극적으로 우주를 관찰하기만 할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우주의 일부를 바꾼다'고 하니, 일찍이 알렉산더 폰 훔볼트가 1801년에 했던 경고가 떠오른다. 

일찍이 훔볼트는 인간의 비행(非行)이 자연의 질서를 파괴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한때 매우 비관적이어서, 인류가 궁극적으로 우주로 진출해 범죄·탐욕·폭력·무지의 꾸러미를 모든 행성에 퍼뜨리는 암울한 미래를 예측할 정도였다. 훔볼트는 1801년에 발표한 글에서, “인류는 이미 지구에 그렇게 했듯이, 먼 별을 유린해 척박하고 황폐하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 

출처: 안드레아 울프, '자연의 발명: 잊혀진 영웅 알렉산더 폰 훔볼트', p. 536, 생각의 힘 (2016) http://www.itnews.or.kr/?p=19066

 

위 글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 등재된 양병찬 번역가의 글을 옮겨 싣는다. 양병찬 약사/과학 전문 번역가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을 공부했다. 현재 약국을 운영하며 의학, 약학, 생명과학 분야 등 과학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매주 포스텍(POSTECH)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에 실리는 특집기사 중 엄선해 번역 소개한다. 최근 번역 출간한 책 '자연의 발명'(2016.7.11.)을 비롯해 ‘나만의 유전자’, ‘영화는 우리를 어떻게 속이나’, ‘매혹하는 식물의 뇌’, ‘곤충 연대기’,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 남는다’, '센스 앤 넌센스', ‘비처방약품치료학’, ‘커뮤너티파마시’, ‘리더에게 결정은 운명이다’, ‘잇 앤 런’, ‘아트 오브 메이킹 머니’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번역 출간했다.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