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1인 미디어, 그들은 누구인가? ‘강태환의 빛의행로’

편집자주“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그 순간이 가장 기쁘고 행복하다. 첨단을 달리는 IT의 진화 속에서 빠르게 변하지 않고 제 모습과 기능을 묵묵히 지켜 내는 것은 바로 카메라다.”  

IT라는 단어가 태어나기 전부터 세상의 모습을 담는 작업은 시작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필름카메라에서 DSLR을 거쳐 하이엔드, 하이브리드 카메라까지 그 기능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해 왔다. 그러나 그 모습과 기능에는 변함이 없다. 카메라에 담겨지는 그 모습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술에 혁명이 이루어져도 카메라에 담겨지는 모습까지 혁명을 이루지는 않는다. 사람에게 있어서 카메라의 기능은 예술작업을 위한 도구이고, IT 분야에 있어서 카메라의 기능은 미디어로써 중요한 도구이다. 오늘날의 미디어는 글, 사진, 동영상이 어우러져 IT라는 기술을 타고 온누리를 마음껏 휘젓고 다닌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국가와 문화를 뛰어넘고, 사람과 사람의 생각까지 뛰어넘는 상상의 세계를 맛보게 한다. 카메라가 담아내는 세상의 모습을 미디어로 바꿔 블로그의 생태계에서 1인 미디어의 영역을 제대로 펼치고 있는 빛의 행로 강태환 파워블로거를 만나 그의 생각과 경험을 들어 보았다.       

 

크기변환_1-들판 위의 상고대_강태환_2009 내셔널지오그래픽 국제사진공모전(국내 부문) 수상작
들판 위의 상고대_강태환_2009 내셔널지오그래픽 국제사진공모전(국내 부문) 수상작

 

카메라촬영의 핵심요소인 빛을 주제로 한 블로그답게 “빛의 행로”라는 수식어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강태환님의 블로그를 어떤 말로 표현해야 가장 어울리나요?

제 블로그는 사진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의 방문자들이 주를 이루는데 그분들에게 갤러리, 쉼터, 사랑방 등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다양한 모습이 혼재된 하나의 ‘사진 놀이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언제 찾아와도 편안한 소통과 사진 감상이 가능한 그런 열린 공간입니다. 제 블로그에는 디지털 사진, 필름 사진, 사진 강좌, 여행칼럼, 카메라 사용기 등 사진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이 혼재해 있어 소통과 감상은 기본이고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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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1_강태환_중형 흑백필름 촬영

 

2005년부터 시작하셔서 최근까지 블로그활동이 두드러진데  어떤 작품과 활동이 기억에 남나요?  

워낙 많은 사진을 담은 터라 선택이 쉽진 않지만, ‘들판 위의 상고대’라는 사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추운 겨울철 새벽에 담은 사진으로 넓은 들판 위에 홀로 서 있는 상고대 나무 사진입니다. 해당 사진으로 2009년 제4회 내셔널지오그래픽 국제사진공모전(국내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개발로 인해 사라진 풍경으로 제겐 의미가 있는 사진입니다. 사진 활동은 주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왔는데, 블로그는 올해로 10주년이 되었으며 사진 분야 파워블로그를 6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진 강좌와 여행칼럼 등 기고 활동과 더불어 포털사이트의 사진재능기부단, 나눔사진멘토링, 이미지로거 등의 활동을 해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지난해까지 진행했던 나눔사진멘토링입니다. 제 블로그를 기반으로 사진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무료로 진행했던 사진멘토링입니다. 2기까지 진행했으며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사진을 전공으로 하신 분 가운데 블로그에 일찍 눈을 뜨신 것 같은데 그런 동기가 있었나요?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던 때만 해도 일반인에게 블로그는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당시엔 미니홈피라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저 역시 잠시지만 미니홈피를 운영했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화면으로 사진을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좀 더 큰 화면으로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그 무엇이 절실하던 차, 당시 출범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대형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를 우연히 접하게 되어 바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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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2_강태환_중형 컬러필름 촬영

 

블로그와 SNS의 활동이 취미에서 1인 미디어로 발전했습니다. 사진작가로서 미디어의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보시는지?  

1인 미디어는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그리고 작품을 어떤 간섭이나 통제 없이 자유자재로 드러내고 소개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대중과의 소통이 빠르고 자유로우며 반응 또한 즉각적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사진의 경우에도 요즘은 오프라인 전시나 출판 이전에 블로그를 통해 대중에게 먼저 다가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추어나 기성작가 할 것 없이 마찬가지인데, 그것은 그만큼 어떤 오프라인 매체나 홍보수단보다도 미디어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블로그를 비롯한 온라인상에서 먼저 실력을 인정받은 후, 오프라인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성공한 사진가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많은 예술 장르, 그중에서도 특히 사진의 경우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이들이 흔합니다. 
 

덧붙이자면 1인 미디어는 생생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불확실하거나 오류가 있는 정보 전달로 의도하지 않은 혼돈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미디어를 운영하는 이는 검증된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며, 대중들도 1인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들은 항상 여과하여 취사선택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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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3_강태환_중형 컬러필름 촬영

 

카메라의 기능도 현저히 발달하여 촬영기능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IT 기기와의 접근성과 협업으로 새로운 미디어기기로 발돋움했습니다.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엔 와이파이, 블루투스, NFC 등의 다양한 기능이 적용되어 다른 스마트 기기들과 연결하여 쉽고 빠르게 사진 전송과 실시간 SNS 공유가 가능한 카메라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사진을 찍은 후 실시간 바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기능과 같은 편리성이 있습니다. 간혹, 급하게 사진을 전송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작업실에 들어가지 않고 촬영현장에서 카메라로 바로 전송할 수 있어 시간 절약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주 사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종종 급할 때 이러한 기능들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빛의 행로가 가는 촬영의 목적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삶의 목적과 목표를 말하라고 하면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너무 많은 생각이 교차하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제 블로그 ‘빛의 행로’가 추구하는 촬영의 목적과 목표를 한정된 문장으로 뚜렷이 열거하긴 쉽지 않습니다. 다만, 사진은 숨이 붙어 있는 한 제가 가야 할 여러 길 중 하나라는 것만은 변함없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사진을 하는 목적은 그 무엇에 앞서 스스로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목표라면 그 행복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블로그는 대중과의 만남, 소통의 장으로 존재가치가 있습니다. 

 

최근 드론을 비롯해서 고프로의 혁신적인 제품과 상상을 초월하는 촬영도구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촬영작업에서 미래의 촬영작업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지만, 필름카메라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는 처지에서 보자면, 기기의 발달이 사진 본연의 기능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더욱 편리해진 작업환경으로 인해 다양하고 색다른 사진들이 나올 기회는 그만큼 많아질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거의 백여 년 전 구식카메라로 담긴 사진들이 오늘날에도 명작으로 추앙 받는 것을 볼 때, 기기나 촬영환경의 변화가 사진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강태환님만의 촬영기법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장노출 기법을 이용한 사진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장노출 기법은 느린 셔터 속도를 이용해 시간의 흐름을 한 컷의 사진 속에 압축하여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주로 바다를 주제로 하여, 필름카메라를 이용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필름은 한 장면을 짧게는 20~30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까지 길게 노출하여 촬영할 수 있어 다양한 분위기의 사진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로도 아주 긴 시간 노출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장노출 기법을 이용한 사진들을 담을 수 있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크기변환_Sea4_강태환_디지털촬영
Sea4_강태환_디지털 촬영

 

최근 스마트폰의 카메라기능이 뛰어나 DSLR의 휴대필요성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지요?

스마트폰의 카메라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전문적인 사진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은 편리한 휴대성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사진 품질 면에서는 DSLR과 견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능은 일상의 소소한 장면이나 업무상 기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진 분야의 파워블로그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사진가는 사진으로 말을 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사진으로 대중 곁에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늘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좋은 사진을 위해 정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언제 방문해도 위로받고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친근하고 편안한 블로그로, 파워블로그라는 거창한 이름보다는 굿 블로그로 대중 곁에 늘 머무르고자 합니다. 

[이성구 기자  comgag@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