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안현마을 소년 일냈다

by 김종범 2009-07-08 00:05:00

 제37회 KBS 전국육상대회의 초등부 남자 육상 800m에서 2분14초9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고창 안현마을 김용수(5학년) 군 우리고장 육상꿈나무가 전국적으로 큰일을 냈다. 국내 내노라하는 육상선수들이 총집합한 전국규모 대회에서 1등을 먹어버린 것. 왜소한 체구의 어린선수가 머리통 하나는 더 클법한 형들을 제치고 1등으로 결승선을 밟았을 때, 관중석의 고창인들은 죄다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전북 익산에서 열린 제37회 KBS 전국육상대회의 초등부 남자 육상 800m에서 2분14초9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김용수(5학년) 군. 우리고장에 귀한 금메달을 안겨준 김 군을 만나러 부안면 봉암초등학교(교장 이희성)를 찾았다.

“달릴 때는 아무 생각 안 해요. 그냥 앞만 봐요. 눈앞에 결승선이 보이면 그 때부턴 이를 앙다물고 달려버려요.” 김 군은 1등 비결이 뭔지를 묻는 질문에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이렇게 답했다.

이번 대회는 완벽한 각본으로 쓰인 한 편의 ‘반전 드라마’였다. 경기장 두 바퀴를 돌아야하는 탓에 스피드는 물론이고 체력과 지구력이 뒷받침 되어야하는 800m 경기. 김 군은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전력 질주를 감행했고, 많은 이들이 후반부 체력고갈을 걱정했다.
아니나 다를까, 줄곧 선두를 달리던 김 군은 둘째 바퀴 600m 지점에서부터 경쟁선수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고창인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 막판 10여초. 김 군은 결승선 80m 앞에서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마치 ‘총알 탄 사나이’처럼 통쾌하게 경쟁선수를 앞질러버렸다. 중계 아나운서조차 탄성을 연발한 기적의 재역전드라마. 고창인들의 올여름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준 최고의 명승부였다.

“1등한 걸 알았을 때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어요. 아빠도 우리아들 장하다, 잘했다고 칭찬해주시고요.”
부안면 안현마을에 거주하는 김종주(37)씨의 외아들인 김 군은 금메달 획득 후 가족뿐 아니라 마을과 학교의 ‘자랑’이 되었다.
김미순 지도교사는 “키 143cm, 몸무게 33.2kg으로 육상 선수치고는 가냘프지만 타고난 운동감각에다 몸에 밴 성실함으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체육인재”라며 “작은 시골학교에서 전국 1등이 나왔다는 건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경사”라고 전했다.

김 군이 지금까지 각종 대회에서 거머쥔 메달만 모두 8개. 지난 4월에 열린 ‘전국꿈나무선수선발육상대회’에서는 대회신기록(2분18초84)으로 1위를 차지해 국가대표 꿈나무 선수로 선발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김 군의 꿈은 국가대표선수가 되어 올림픽 금메달을 아빠 목에 걸어드리는 것.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다음 목표는 내년 전국소년체육대회 금메달 획득이다.

이희영 교장은 “김 군은 곁에서 지켜본 모든 이들이 감탄할 정도로 타고난 체육인재”라며 “훗날 김 군이 자신의 꿈을 펼쳐 우리고장의 이름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과 격려가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창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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