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건강하게 잘 나는 법

올해 들어 유난히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 때문인지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도 해가 갈수록 덥고 습해지며 그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여름에 어떻게 생활하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한의학에서는 몸을 튼튼하게 하고 질병을 예방하고 무병장수하게 하는 방법을 양생법이라고 한다.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여름 양생법에 대해 알아보자.

▲출처: U.S. Air Force

먼저 과거 선현들은 여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동의보감에 있는 내용을 먼저 살펴보자. 동의보감-신형문-사기조신에 보면 여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여름 석 달을 번수(蕃秀)라고 하는데 천지가 사귀며 만물이 꽃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이때는 밤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햇볕을 지겨워하지 말고, 성내지 말고, 꽃봉오리를 피어나게 해야 한다. 기를 내보내며 아끼는 것이 밖에 있는 것처럼 한다. 이것이 여름 기운에 호응하는 것이니 양장(養長)의 방법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심(心)을 상하고, 가을에 학질에 걸려 거두는 힘이 적어지며, 겨울에 중병이 든다.” 

또, 동의보감-신형문-사시절의에 보면 “사계절 중 여름에 조리하기 힘든 것은 음이 속에 숨어들어 배가 차갑기 때문이다. 신(腎)을 보하는 약이 없어서는 안 되고 차가운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중략) 여름은 사람의 정(精)과 신(神)이 약해지는 계절이다. (중략) 그러므로 여름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그래야만 가을에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는 우환을 겪지 않는다. 뱃속이 늘 따뜻한 사람은 자연히 모두 질병이 생기지 않고 혈기가 왕성해진다.” 라고 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것처럼 옛날에도 여름은 양생하기 어려운 때였다. 날씨가 무더워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처지고 식욕은 없어지며 찬 것을 많이 찾게 되어 설사하는 등 몸이 허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허해지기 쉬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을 무엇이 있을까? 

한의학에서 말하는 여름 양생법은 다음과 같이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화내지 말아야 한다. 여름은 오행 중 화(火)가 매우 강한 계절이다. 따라서 열기도 강할 뿐 아니라 발산하는 성질이 강해 몸에 있는 기운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쉬운 계절이다. 

특히 우리 몸을 이루는 오장 중 심장(心臟, 火에 속함)이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계절이다. 그런 상황에 화를 내게 되면 심화(心火)가 더욱 왕성해지게 되어 심기(心氣)를 손상시킬 수 있어 질병에 취약해진다. 따라서 호흡을 조절하고 마음을 안정시켜 항상 얼음과 눈이 마음속에 있는 것처럼 해야 한다.(攝生消息論∙夏季攝生消息)

둘째, 목욕은 하루에 한 번 정도 하되 미지근한 물로 해야 한다. 여름에는 더운 여름철에 받은 열기가 몸속으로 많이 들어오게 된다. 선현들은 몸에 들어온 이러한 열기를 일을 통해 밖으로 발산해서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다른 계절에 비해 더 많이 일하도록 권장했다. 

또 너무 차가운 물로 목욕을 하면 피부에 있는 땀구멍이 수축해 막히게 되면 이러한 열이 밖으로 발산되기 힘들기 때문에 체내에서 응축이 되어 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더운물로 너무 자주 목욕하면 땀이 과도하게 흐르게 되어 체액의 손상을 유발하게 되어 풍(風)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체온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온도의 물로 하루 한 번 정도 목욕하는 것이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방법이라고 했다.(素問·離合眞邪論, 混俗頣生錄·夏時消息)

셋째, 잠든 후에 계속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름에 덥다고 밤에 선풍기를 켜두고 잠자리에 드는 분들도 있다. 적당한 시간동안 이렇게 하는 것은 잠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잠자는 동안 계속 선풍기를 틀어두는 것은 풍사가 몸속에 침범할 수 있어 질병이 엄중해 질수 있으니 조심할 것을 말하고 있다.(攝生消息論∙夏季攝生消息)

넷째, 찬 것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여름은 발산이 많이 되는 계절이다. 그래서 몸에 있는 에너지가 밖으로 발산되어 몸 내부는 에너지가 적어지게 된다. 이러할 때에 찬 음식을 먹게 되면 우리 몸 내부가 더욱 차게 되고 내장기능이 떨어지게 되어 소화가 원활히 되지 않게 되고 심하면 설사를 하거나 토하게 된다. 그래서 노소를 불문하고 반드시 따뜻한 음식을 먹어서 배를 따뜻하게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三元延壽參贊書·四時調攝)

특히 네 번째 내용은 현대에서 아주 중요한 내용이다. 요즘은 냉장고가 대중화되어 언제라도 얼음물을 먹을 수 있어 몸을 더욱 냉하게 만들고 있다. 옛날 선현들은 현재 기준으로 보면 조금 차가운 음식도 경고했었는데, 현재는 얼음물을 그냥 먹을 수 있어 훨씬 몸을 상하기 쉬운 상태가 되었다. 따라서 음식을 먹을 때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한 때다. 

이번에는 여름에 좋은 보양식과 한방차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으로는 삼계탕, 장어구이, 추어탕 등이 있다. 

삼계탕은 인삼과 닭이 주요 재료로 해서 황기, 당귀, 대추, 마늘, 찹쌀, 밤 등의 한약재를 추가한 요리다. 한약재 중 원기를 가장 많이 보할 수 있는 인삼에 따뜻한 성질의 닭이 들어가 있어 속이 냉한 사람에게 아주 좋은 요리다. 

장어와 미꾸라지는 대표적인 고단백 음식이다. 장어는 동의보감에 “오장이 허손된 것을 보하고 노채(현대의 폐결핵)를 낫게 한다”고 되어 있다. 또, 고사에는 여자가 노채에 걸려 관속에 넣어 강물에 띄워 보냈는데, 어부가 관을 건져 뱀장어를 끓여 먹여 살렸다고 할 정도로 보양식이다. 

미꾸라지는 추분이 지나고 찬바람이 돌기 시작할 때 논 둘레에 도랑을 파서 겨울잠 자려는 살진 미꾸라지를 많이 잡을 수 있었는데, 여름철 더위와 일에 지친 농촌 사람들에게 요긴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현대는 거의 양식이거나 수입되고 있어 가을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보양식이다. 

다음으로 여름에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한방차로 생맥산(生脈散)이 있다. 당나라 명의 손사막은 여름철에 항상 생맥산을 차대신 마셨다고 하고, 금원사대가 중 한 사람인 이동원은 생맥산에 황기, 감초를 첨가해 여름철에 국 대신 마시면 폐와 신을 자윤(윤택)하고 원기를 강장 시킬 수 있어 사람에게 매우 좋다고 했다.

생맥산은 맥을 생하게 한다는 의미로 여기서 맥은 원기를 말한다. 약재로는 맥문동, 인삼, 오미자로 구성된다. 인삼은 인체의 원기를 북돋아 체력을 증강시키고, 맥문동은 몸속에 폐음(폐의 진액으로서 음양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하면 심혈(心血)을 없애고 비위의 기능을 도와 진액을 생기게 하며, 오미자는 땀을 멎게 하고 기운을 안으로 수렴시켜 땀을 그치게 한다. 여름철에 식욕이 유난히 떨어지거나 더위를 많이 타서 땀을 잘 흘리는 사람에게 좋은 한방차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나날이다. 더위로 지치고 힘든 여름에 한의학에서 말하는 양생법으로 보다 건강한 여름이 되길 바란다.

 

 

 

한진수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 / 경희미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