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에서 배우는 경영 전략…탄탄한 팀워크로 저력 발휘

▲ 최종신 대표
닌텐도(Nintend)의 3대 회장 야마우치 히로시(Yamauchi Hiroshi)는 자신의 은퇴를 결심하고는 친족이 가업을 이어가는 교토의 기업 문화에서 벗어난 쉽지 않은 파격을 결정하기에 이른다.

아직 정정했던 그가 2002년 퇴임하면서, 친족에게 후임 사장직을 물려주는 대신 회사 내의 임직원 중에서 선택한 이와타 사토루(Iwata Satoru)에게 닌텐도의 4대 사장직을 맡기게 된 것이다.

이와타 사토루는 닌텐도에 정식 입사한 공채 출신이 아닌 독자적인 협력업체로 출발했다가 경영 악화로 1992년 닌텐도의 관계사가 된 HAL연구소 출신이었다. 대학 졸업 후 이 연구소에 1982년 말단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승진을 거듭해 1993년부터 사장직까지 오른 그의 경력 때문에 업계는 물론 일본 재계가 모두 놀라운 선택이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야마우치 히로시는 할아버지에게 닌텐도를 물려받았던 당시에도 친족의 회사 경영을 모두 물리쳤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와타 사토루에게 사장직을 물려준 후 십여 년이 지난 2013년 85세의 나이로 작고하였다.

닌텐도의 4대 사장을 맡은 뒤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2002년부터 닌텐도DS, 위(Wii) 등을 대히트시키며 기업 가치를 최고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닌텐도의 정점을 찍고 난 뒤 스마트폰의 영향 등으로 잇단 후속 기종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마우치 히로시의 신임을 통해 계속 사장직을 역임하며 닌텐도의 재도약을 모색했었고, 기업 내외의 압박으로 기존 노선에서 선회하여 스마트폰 게임 시장 참여를 결정하기도 했다.

보수적인 교토의 기업 문화로 보아, 시장에 전반적인 트렌드에 발 빠르게 참여하기가 어려웠을 것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모바일 시장 참여라는 그의 결정은 닌텐도의 주주들의 기대치를 반영한 고육지책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의 스마트폰 게임 참여 결정이 닌텐도의 재도약으로 만개하기 직전인 2015년 7월 담관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조금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현직 사장이었던 그의 나이는 향년 55세이었다.

할 일이 매우 많은 장년의 나이이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큰 충격을 던져 주었다. 죽기 1년 전 즈음에 종양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닌텐도의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그의 투병 소식이 알려졌었지만, 회복이 잘 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었기 때문에 죽음에 이를 정도의 심각함은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마치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병세 호전 후 일시적으로 경영 복귀를 했다가 끝내 별세했던 것과 매우 유사하게, 이와타 사토루도 현직에 있던 중 스티브잡스와 같이 55세 나이에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었다.

그는 말년을 어려운 상황에서도 닌텐도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경영관을 지지했던 사람들과, 세상의 변화를 받아드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들 사이에서 깊은 고뇌의 세월 속에서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이후 사장의 갑작스러운 부재 상황을 125년이 넘는 전통의 교토 기업 닌텐도가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에 세상의 관심이 쏟아졌다.

후임 사장으로 선출된 기미시마 다쓰미(Kimishima Tatsumi)는 은행원 출신으로 닌텐도에 입사하여 줄곧 재무경영을 맡아온 인물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나가는 데에 방점을 두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인사였다.

애초 사장직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미야모토 시게루(Miyamoto Shigeru)는 소프트웨어를 계속 총괄하기로 했고,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다케다 겐요(Takeda Genyo)와 함께 실질적으로 닌텐도의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쌍두마차의 역할을 하였다.

3명의 경영진을 통해 2017년 새로 출시한 기종이 바로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이다. 닌텐도 스위치가 출시와 함께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기존의 거치형 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로 나뉘어 있던 콘솔의 문법을 파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거치형과 휴대용을 통합한 새로운 개념으로 스위치를 구성해서 ‘TV모드’, ‘테이블 모드’, ‘휴대 모드’의 총 3가지 형태로 게임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본체는 6.2인치 정전용량 방식 터치스크린을 채택해서 스마트폰이나 패드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의 사용방식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게 했다. 또 양쪽에 조이콘을 장착해서 컨트롤러로 보다 더 정교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했다.

한 때 스마트폰의 열풍에 밀려 실적의 대폭 하락을 지켜봐야만 했던 닌텐도가 스위치를 통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2017년 3월 출시 직후부터 품귀 사태를 보이며 이미 대히트를 예고했고, 출시 한 달 만에 닌텐도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율을 기록했다. 

아직은 추정치이지만 2018년 3월 회계결산 마감일 기준으로 약 1600만 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연간 이익도 전년 대비 약 4배 이상 급증해서 1200억 엔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닌텐도의 연간 이익이 1000억 엔대를 돌파한다면 이는 약 7년 만에 이룬 성과이다.

그동안 실적 부진과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의 급작스러운 사망 이후, 경영진의 탄탄한 팀워크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혁신적인 신제품을 통해 다시 비상을 하고 있는 닌텐도의 저력이 다시 한 번 발휘되고 있다.

[최종신 제이스퀘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