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차산업혁명, “사람이 먼저다”는 어떤 의미일까?…윤정구 교수

- 자신도 이끌지 못하면서 직책 때문에 흉내내는 리더는 진성리더가 아니라 유사 리더다.

4차산업혁명으로 대두되는 인공지능과 로봇, 디지털 지능정보기술 등의 발달은 분명 안전함과 편리함, 더 나은 생활을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또 다른 이면에는 기술의 악용, 일자리의 위협, 인간의 존재가치 상실,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요소의 등장 등과 같은 불안함과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두고 ‘기술’이 아닌 ‘사람’이 먼저다 라는 슬로건이 등장하게 되었다. 모든 변화와 혁신은 결국 사람을 위한 방향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 또한 4차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저마다의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경영 철학이 기술개발과 혁신의 토대로 갖추어 져야 한다. 성과주의에 빠진 기업들은 분명 기술 개발에 매몰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기업의 전략보다 세상의 변화가 더 빠른 속도를 갖게 될 때 단지 기술 개발에만 매진하던 기업들은 방향을 잃고 혼란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문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기술은 금방 새로운 기술로 대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들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토양 위에서 기술의 꽃을 피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술의 전문성 못지않게 더 중요해지는 요소가 바로 리더십이다. 제대로 된 리더십만이 올바른 경영 철학과 기업 문화라는 토양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맞게 한국형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윤정구 교수를 통해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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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윤정구 교수

진성 리더십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교수님께서 개인적으로 진성 리더십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함께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에 대한 관심은 모래알처럼 많은 리더십의 스타일도 있고 자신이 리더라고 주장하는 리더들이 있을 텐데 이들 중 진짜리더와 겉으로는 진짜리더를 닮았지만 진짜리더는 아닌 유사리더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진성리더란 누가보기에도 진짜리더로서의 성정, 즉 성품과 정서를 가진 리더를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진성리더십이란 카리스마처럼 어떤 특정한 리더십의 스타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리더를 가려내고 어떤 맥락이 줬을 때 진짜리더로서 필요한 것을 구성해 이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내는 방법론을 가르쳐줍니다. 이래서 진짜리더가 만들어졌다면 이 리더십 앞에 굳이 진성리더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유사리더와 달리 진성리더는 리더십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리더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리더로서의 역량, 지식, 경험 등 필요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리더로서의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지는 못합니다. 리더로서의 충분조건은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지향점인 목적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목적에 대한 믿음을 충분조건으로 갖추었을 때 이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필요조건도 구획되어 나올 수 있습니다. 변화를 통해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는 모든 경험, 역량, 지식이 다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 리더를 스펙의 골리앗으로 만듭니다.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변화에 대한 믿음은 경영환경이 아무리 시시각각으로 변화해서 다른 모든 사람들이 길을 잃을 때도 목적을 자신의 나침반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길을 잃지 않을 개연성이 높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만 해도 신문에는 매일 길을 잃고 헤매는 유사리더들의 이야기가 1면을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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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성 리더십 오픈 포럼을 진행하고 있는 윤정구 이화여대 교수(왼쪽), 이창준 구루피플스 대표(오른쪽).

한국 기업의 리더들에게 진성 리더십이 더 중요해진 이유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경영환경이 예측할 수 없게 변화무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십의 필요조건으로만 무장한 유사리더들을 필연적으로 길을 잃게 되고 리더가 길을 잃었을 때 조직과 구성원들의 고통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매일 매일 모래바람이 불어와서 지형이 바뀌는 사막에서도 구성원들을 데리고 정해진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리더가 현대 리더들의 전형입니다.

4차산업혁명으로 이야기되는 미래 시대의 변화에 있어서 기업의 리더들은 어떤 리더십 준비를 해야 할까요? 

디지털과 제조업이 결합되고 이것이 디지털 혁명으로 급속하게 통합되는 특이점에 가까워질수록 리더들은 더욱 길을 잃을 가능성이 높고 회사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회사의 목적은 사람들의 숨겨진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들을 개념화하고 구성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미래의 제품을 개념화해낼 수 있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서 인문학적으로 이해하고 이 고통의 문제를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로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을 개념화 할 수 있는 구성주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이 모든 것의 기반이 목적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이것에 도달하기 위해 조직을 실험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IT관련 기업, 특히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 분야에 있어서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리더십 이슈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에 대한 아이디어나 기술만 가지고 있으면 벤처기업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가 있습니다.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형은 벤처를 성공시키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이런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형을 통해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지에 대한 개념이 없다면 벤처는 반짝 떠오르다 사라지는 별똥별일 뿐입니다. 벤처를 준비하는 리더들일수록 진성리더십에 대한 이해와 왜 목적이 혁신과 변화의 기반이 될 수 밖에 없는지를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더십이 꼭 기업의 리더들에게만 필요한 건가요? 일상생활에서 그냥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 리더십은 어떤 의미일까요?

평범한 사람들이나 직책을 가지고 있는 리더들이 다 놓치고 있는 리더십은 자신을 이끌 수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자신도 못 이끌면서 어떤 직책 때문에 리더의 흉내를 내고 있다면 이러한 리더는 진성리더가 아니라 유사리더일 겁니다. 자신에 대한 변화를 잘 이끌기 위해서도 당연히 변화를 통해 도달해야 할 목적지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단 리더들은 더 큰 목적을 가지고 있을 개연성이 높으므로 혼자서는 절대로 여기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자발적 도움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결국 자신과의 관계는 공통분모이고 여기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한다면 리더와 그냥 일반 사람들이 구별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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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나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을 기대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런 기술진보의 시대에 사람들이 갖는 두려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두려움은 미진한 기술에서도 올 수 있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자신감이 떨어져서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기술적으로도 업데이트를 해야 하지만 이 기술을 이용해서 어떤 목적적 상태를 도달하고자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현재의 기술상태를 최신 것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내비게이션도 중요하고 이 기술과 기술들이 이어지는 연결선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의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의 유무도 자신감과 두려움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나침반의 극성을 세우고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인생의 목적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쌓는 것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교수님께서 이후 리더십 분야에서 계획하시는 목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래의 사회적 리더를 육성하는 진성리더십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리더들도 목적 지향적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진성리더들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제가 이끌고 있는 (사)한국조직경영개발 학회를 플랫폼으로 삼아서 이런 전환을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들을 육성하고 이에 관련된 연구들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가지 견해들이 분분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과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내는 리더십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