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존속 관점의 경제정책은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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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컨다이버 CSO
인류는 역사 이래 도구의 발전과 함께 산업의 큰 틀을 변경해 왔다. 최근 자주 접하게 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도 산업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도구의 발전은 생산성을 높였고 인류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생산성을 높인 거대 자본의 성장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명확하다. 개인과 기업의 생산 활동에 필요한 간접재의 지원과 생산결과가 사회에 적정하게 재분배되어 순환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자본의 순환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면 자본이 집중된 일부 기업은 급성장하지만 사회존속 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개인과 기업의 생산 활동에 필요한 간접재란 무엇인지 정리해 보자. 개인의 관점에서 필요한 것은 교육과 의료, 그리고 최소한의 생계를 위협받지 않는 환경 제공이다. 지금까지 복지라고 지칭한 영역이다. 복지에 대한 논의를 하면 항상 문제 삼는 것이 있다. 예산이다. 얼핏 타당한 주장으로 보이지만 복지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고 논의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복지는 생산성과 소비성을 적정하게 유지하며 시장인 사회를 존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관점에서 필요한 것은 각종 규제로 시장진입전 제한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영위하며 공익을 훼손할 경우에만 철저하게 책임을 지는 정책이다. 또한, 직접 고용을 하지 않는 사업진출을 제한하여 소수 기업이 산업의 대부분을 과점하며 자본의 다단계 흐름을 만드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본의 흐름이 다단계인 경우 단계를 거치면서 일종의 수수료 개념의 자본손실이 발생하며 소비자가 지불한 자본이 최초 생산자에게 도달하는 비율이 낮아진다. 산지직송 거래를 권장하는 이유와 유사하다.

그렇다면 사회존속 관점에서의 경제정책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정부 각 부처의 성과지표와 조직문화부터 변경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공무원은 엘리트 집단이다. 우수한 인력이 집중된 거대 조직임에도 조롱과 비난을 받는 이유는 종사자들에 대한 성과지표와 조직문화가 전근대적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성과지표는 양으로 측정했다면 이제는 질로 바꿔야 한다.

성과지표와 조직문화의 변화 방법에 대해서 몇 가지 정리해 보자. △첫 째, 모든 내부 정보를 조직원 전체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둘 째, 내부에 공개된 모든 기안과 의사결정에 조직원 전체의 평가를 남겨야 한다. △셋 째, 평가지수가 너무 높거나 낮은 의사결정은 재검토하여 보완해야 한다. 이 방법은 기존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거하는데 있다. 의사결정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하고 상명하복의 전근대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상식을 벗어난 업무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관행을 줄이기 위함이다. 물론 실행에 앞서 상세 논의와 계획이 필요한 일이다.

대한민국 공무원 대다수는 사회존속 관점에서의 경제정책 방향을 올바르게 판단할 역량이 충분하다. 다만, 조직 내에서 경쟁과 일부 부당한 업무지시에 노출되며 올바른 판단을 할 기회를 상실하는 것이다. 성과지표와 조직문화의 변화없이 그동안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세계 시장의 큰 변화에 대응할 정책의 수립과 실행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마무리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겠다. 영국의 모 기관에 방문해 본 장면이다. 기관장의 결정에 계약직이 기관장실에 방문하여 면 대 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을 봤다. 한국 문화에서는 놀라운 장면이다. 이의를 제기하면 불이익을 당할까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만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이 가능한 것은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평가됨은 물론 다양한 의견을 제시받아 반영하는 것이 결국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과정에 대한 평가지표를 강화하지 않으면 종사자 모두가 단기성과에 집착하여 이제까지 반복한 전시행정을 위한 인형극을 멈출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미영 컨다이버 최고전략책임 이사(CSO)]
물리학을 전공하고 ICT산업에 뛰어들었다. 신기술 기획 및 전략,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 20여 년간 현장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개인적으로 산업 전반에 걸친 조직 활성화 및 구조, 경영 등 가치에 관심이 많아 현상에 대한 텍스트를 Facebook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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