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글로벌 트렌드의 한국적 해석(환경)

글로벌 트렌드 해설 – 환경편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정보는 많지만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은 부족하다. “글로벌 트렌드 해설”을 제목으로 각 트렌드에 대한 소개와 해석을 연재한다. 연재는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 사회편 ▶ 기술편 ▶ 환경편 ▶ 경제편 ▶ 정치편

 

미래세대 관점으로 본 환경의 변화  

보이는 이득에 포함된 보이지 않는 더 큰 비용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다. 많은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안전문제에 대한 의식과 행동, 제도가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자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이 문제에서 주요한 개선이 이루어졌는가에 대해 확실히 그렇다고 답을 하지 못한다.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환경문제에 대한 무시와 무대응은 미래 세대의 침몰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우리는 왜 환경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그토록 너그러우며 감각과 지성이 무뎌지게 될까? 

그 까닭은 우리가 환경 문제를 지금 당장의 이익에 비해 감내할만한 비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눈앞의 이익은 철저하게 계산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비용은 애써 무시하고 계산하지 않는다. 기후 변화에 대한 오랜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상 이변이 견딜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불과 몇 해 전의 후쿠시마 사태를 지켜보고도 대안적 에너지로 전환하는 일보다 현상을 유지하는 게 더 편익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러한 생각은 현세대의 집단적 이해관계를 응축한 하나의 편견이다. 만약 미래세대가 환경에 대한 현세대의 무시와 무대응을 접한다면 대단한 유감을 보이지 않겠는가! 

이 글은 글로벌 환경 트렌드를 미래세대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다. 이미 많은 환경 트렌드 자료와 수치들이 미래에 대해 경고음을 울려 왔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경고의 메시지보다 산업적 기회의 메시지를 해석하고 확산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어젠다가 그러했다. 현세대의 관점에서 경제와 산업 발전의 기회로 해석되다보니, 녹색성장은 한바탕의 녹색 버블을 만들어 냈던 단기 소모성 의제가 되어버렸다. 환경 정보를 생산하는 국내 대다수의 공공 및 민간 기관의 관점 또한 산업적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글로벌 환경 트렌드의 보편적인 메시지, 보이는 이득에 포함된 보이지 않는 더 큰 비용을 중심으로 환경 변화의 흐름을 바라보고자 한다.  

글로벌 환경 변화는 인간의 경제 활동에 의해 초래되며 그 결과가 다시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되먹임 구조를 가진다. 이 글에서 다룰 사례들, 화석연료 사용에서 기인한 지구 온난화, 인간이 써버리는 재생불가능한 자원의 고갈, 인간 문명 건설에 따른 생물 다양성의 감소, 인간 활동의 결과로 발생하는 오염 물질들의 직간접적인 생태 건강 위협 등의 이슈들이 그러한 되먹임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한 구조 속에서 현세대는 일부 편익을 누리지만 미래세대는 더 큰 위험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

주요 환경 키워드: 기후 변화, 온난화 시나리오, 2목표, 기후변화협약, 탈탄소 전략, 에너지 전환 등

지구 평균 기온 상승에 따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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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환경부(2014), IPCC 제5차 평가보고서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인간은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루었지만,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지구 온도가 높아지는 온난화 문제가 나타났다. 그 영향을 가장 먼저 크게 받은 곳이 북극이다. 북극에서는 20세기 동안 5의 온도 상승이 일어났다. 이는 지구 평균인 0.747배 가까운 상승이다. 그로 인해 북극에서는 빙하 감소 및 북극 생태계의 파괴가 일어난다. 북극의 오늘은 바로 다른 지역의 미래를 경고하는 메시지다. 그림과 같이 인간 또한 거주지에서 온도가 5상승할 때 문명의 파괴에 이를 극단적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온난화의 극단적 시나리오를 예방하기 위해, 기후과학자들은 1980년대 말부터 ‘2목표를 제기해 왔다. 그림에서 보듯 2정도면 일부 멸종 위기의 생물을 제외하고는 지구가 감당할만한 위험 수준 안에 위치한다. 이에 대한 이견도 존재한다. 최근 영국 기후학자 앤더슨(Kevin Anderson)2목표가 너무 후한 것이며, 실제 2는 안전한 가드레일이 아닌,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 버린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하튼 현재와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2상승은 향후 30년 또는 지역에 따라 50년 이내에 도달할 것이라 예측된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기온은 1.5상승했다.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2상승에 근접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인 중국은 우리나라의 2도달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지금의 기후 변화 상황을 미래세대가 접할 수 있다면 어떠한 의제와 행동을 만들까? 현세대에게 2목표는 선의의 의제지만, 미래세대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미래세대는 2목표를 더 낮추거나 도달 속도를 늦추도록 당장의 행동을 촉구할 것이다. 미래세대에게 녹색화 및 탈탄소 전략은 주요 정치적 의제가 될 것이다. 또한 그들이 나중에 치러야 할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현세대에게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값을 매기도록 압력을 넣을 것이다.

 

자원 고갈

주요 환경 키워드: 희귀 자원, 열대 우림 파괴, 화석 연료 고갈, 경작지 감소 등

지구 자원의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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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Global resources stock check, BBC Future, 18 June 2012

 

수소경제, 바이오 경제, 녹색 성장 등 21세기에 부상한 산업 혁명의 비전은 환경의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장의 선순환을 표방한다. 이러한 친지구적, 친환경적 성장 패러다임의 이면에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경제와 산업을 유지할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존재한다. 재생불가능한 자원은 제한되어 있으며 그 사용 가능 연한이 그다지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림과 같이 반도체나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안티몬, 터치 스크린 등에 사용되는 인듐의 경우 현재와 같은 수준에서의 사용 가능 연한은 10년 내외다. 흔할 것 같은 구리의 경우도 30년 정도면 고갈될 전망이다. 석탄, 석유, 가스는 30년에서 50년 정도면 지금과 같은 사용은 불가능하다. 이는 석유 산유국이었던 국가들이 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는 배경이다.  

이러한 전망으로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얼마 남지 않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으며 재생불가능한 자원을 대체할 새로운 물질과 소재 개발에 투자한다. 자원을 소유한 국가의 외교적 파워가 커지고, 자원이 부족한 나라의 경우 자원 확보 비용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더욱이 개발도상국가의 개발이 가속화될 때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간 경쟁은 전쟁을 야기할 정도로 심화될 수 있다. 

현세대는 수년에서 수십년 이내로 고갈이 임박한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 자원외교, 심지어 북한과의 통일도 그러한 자원 확보 관점에서 논의된다. 하지만 미래세대라면 지금의 조급한 확보 중심 관점과는 다른 입장을 보일 것이다.

무엇보다 현세대가 지금 과도하게 쓰고 버리는 자원들에 대해되돌아 보라고 하지 않을까? 500CC의 음료 한잔을 마시기 위해 버려지는 종이컵, 페트병, , 가정마다 배출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 특히 2-3년마다 바꾸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써버리는 희소 자원들미래세대라면 지금 당장 지속불가능한 소비 행태를 멈추라고 주문할지도 모르겠다.

 

생물 다양성 파괴

주요 환경 키워드: 보호 구역, 생물 자원, 멸종 위기, 희귀 동식물 종, 대멸종 시나리오 등

한반도 생물별 멸종 위기 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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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지기, 2015 봄호

 

자연에 있던 수많은 생물들이 이제는 동물원이나 식물원, 그리고 책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급격하게 일어난 인구 증가와 산업화가 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20세기 농작물의 유전적 다양성은 75%가 감소하였다. 특정 농작물에 대한 섭취가 증가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자연 전체적으로 볼 때는 종 단위에서의 멸종 위기가 심각하다. 한 국제자연보존단체(The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 따르면, 1500년 이후 803종의 생물이 멸종하였고 지금도 수많은 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는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멸종의 속도보다 적게는 1,000배에서 많게는 10,000배 이상 빠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생물 다양성 감소가 진행 중이다. 이미 많이 사라진 포유류 다음으로 조류와 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20세기에는 주로 경작지 확대, 도시화, 공업화 등으로 멸종이 진행되었다면, 21세기는 또 다른 인간의 편향으로 생물 다양성이 파괴된다.

예컨대 벚꽃을 즐긴다는 이유로 꽃이 화려하지 않은 나무가 잘려 나가고, 유실수를 재배한다는 이유로 경제적이지 못한 나무들이 벌목된다. 지금의 조류와 식물들이 처한 위기의 근원에는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환경을 인간의 웰빙 수단으로 생각하는 편향이 자리한다. 자연스레 생겨나고 경쟁하고 점유하고 소멸하는 생태계의 원리가 아닌, 인간의 편견과 취향이 개입한 파괴다.

현세대의 생물 다양성에 대한 입장은 한마디로 자원의 관점에서 비롯된다. 유용하지 않다고 평가된 많은 생물 종들이 개체수 감소를 겪어가며 멸종에 이른다. 멸종 이후에는 종 복원 사업을 하더라도 건강한 생태계를 갖추는 것 자체가 불가하다. 소수의 살아남은 종들은 유전적 다양성의 훼손으로 환경적 충격에 취약하게 되며, 이것은 미래세대가 닥칠 식량난이나 환경재앙으로 연결될 것이다.

만약 미래세대가 현세대의 결정에 대한 개입 권한이 있다면, 작게는 생물다양성을 고려한 녹화 사업부터 크게는 지구생태계를 고려한 적극적인 행동에 현세대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지 않을까? 생물 다양성은 그 자체로 자연이 지닌, 충격에 대한 완충력과 파괴로부터의 회복력이다. 신체의 건강과 같이 평상시에 지켜야 한다.

 

오염 물질에 의한 건강 위협

주요 환경 키워드: 배기 가스, 중국발 대기 오염, 미세 먼지, 초미세 먼지, 호흡기 질환  

전세계 초미세먼지 분포 (붉은색일수록 높은 농도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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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ASA (2009), Global satellite-derived map of PM2.5 averaged over 2001-2006.

 

인간의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수많은 오염 물질이 만들어지고 확산된다. 오염 물질이 고형인 경우는 주로 땅이나 바다에 폐기 또는 소각을 통해, 액체의 경우는 하수를 통해, 기체의 경우는 대기 중으로 확산된다. 결국 오염 물질은 다시 생태계로 돌아와 건강을 위협한다. 심각한 위협을 주는 독성 물질부터, 당장에 위협을 주지는 않지만 서서히 축적되며 생명의 존속에 영향을 주는 환경호르몬까지 수많은 사례들이 오염물질에 의한 건강 위협을 말해준다. 

오염물질 중 고형 폐기물은 규제에 의해 관리 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물과 공기를 통해 확산되는 오염물질의 경우는 관리가 어렵다. 그러한 확산이 국경의 경계를 넘어 일어날 때는 피해에 대한 보상과 책임 규명 자체가 복잡하다.

그림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세계 초미세먼지 분포를 시각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세 먼지는 지름이 10μm 이하의 대기 중 오염 입자를 말하며, 이 중 2.5μm보다 작은 입자를 초미세 먼지 또는 PM2.5 (Particulate matter, <2.5μm)라 부른다. 현재 개발이 일어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특히 중국에서 초미세먼지의 배출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지역 중 중국에 가까운 서쪽 지역은 중국의 초미세먼지 오염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이 나타난다

최근 국내에서 오염물질에 의한 건강 피해를 밝히는 과학적 연구들이 늘고 있다. 인하대 임종한 교수와 아주대 김순태 교수 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수도권 30세 이상 사망자 중 15.9%가 대기오염과 유관한 것으로 밝혀졌다(연합뉴스 2015.4.20일자).

이와 같이 그간 보이지 않던 환경 비용은 점점 더 가시화될 것이며, 지금의 지속가능하지 않은 생산과 소비 방식을 지속가능한 대안적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전환은 당장의 이익을 추구해 온 기존의 발전 양식에 따라 역치의 수준에 다다를 때까지 미루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미래세대의 관점이 현세대의 의사결정 과정에 투영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환경에 대한 기준을 높이는 일을 단순히 규제로 여기지 말고, 지속가능한 미래세대 생존의 원리로 수용해야 한다. 또한 스스로 높은 기준을 적용할 때에야 개발이 일어나고 있는 주변국에 대해서도 환경 피해를 외교적으로 억제할 명분이 생긴다.

 

마무리

우리나라는 2012년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을 인천 송도에 유치했다. 2014년에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12)를 평창에서 개최했고, 2015년에는 세계 물포럼(7)을 대구에서 열었다. 그만큼 국제 사회에서 한국은 글로벌 환경 의제를 선도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의제를 선도하는 만큼 행동에서의 변화도 선도해야 한다. 안전이 중요하다면 안전하게 행동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실천해야 하듯, 환경 의제가 중요하다면 어떠한 행동이 환경을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를 정의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점과 방식의 전환, 행동의 우선순위 변경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환경 정책은 기존의 산업과 시장 중심의 관점을 넘어 글로벌 환경 리더십 관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환경을 산업화로 연결시켰듯, 환경을 제도와 경제의 원리로 연계해야 한다.

예컨대 환경에 대한 제도적 기준을 높이고 비환경적 행위들에 값을 매기는 방식으로 정책과 조세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실천적 측면에서는 지속가능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현세대 입장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비경제적인 것 같아도 미래세대가 치러야 할 대단히 많은 비용을 아끼는 실험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출처: Future Horizon: Spring 2015 (24)

 

사본 -1홍성주 박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부연구위원

혁신전략, 미래전망, 국제협력 분야 전문연구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