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와 연계된 해커 집단이 영국 내 주요 국가기반시설인 발전소를 사이버 공격해 실제 물리적 가동 중단을 이끌어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란계 해커의 공격으로 영국의 발전 시설이 멈춰 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동 정세 불안 속에 주요국의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사이버전'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7월 발생한 해킹… 4일간 물리적 가동 중단
영국 일간지 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6년 7월 영국 내 소규모 발전소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약 4일 동안 운전이 전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안당국 및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커 그룹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공격을 받은 시설의 명칭과 정확한 위치는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의 마이클 샹크스(Michael Shanks) 장관은 "이번 사건은 소규모 전력 생산 시설에 한정된 것"이라며 "전체 국가 전력망이나 전력 공급에는 어떠한 지장도 없었다"고 밝히며 파장 진화에 나섰다.
영국의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또한 개별 보안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기본 방침에 따라 공식적인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 미국 상수도 시설 공격과 동시 다발 진행… PLC 약점 노려
텔레그래프는 이번 사건이 최근 미국 12개 이상 주(州)의 정수장 및 하수처리 시설이 이란 연계 해커들의 무차별 공격을 받은 시점과 물리적으로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해커들은 발전소나 정수 시설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지멘스(Siemens),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등의 산업용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 제어장치 취약점을 주요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비록 소규모 발전 시설을 대상으로 해 전체 전력망 대란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사이버 공격이 제어 시스템을 직접 타격해 '4일간의 실체적 물리 장애'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보안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영국 정부 대책 마련 착수… "위장공격 가능성"도 제기
사건 직후 영국 정부는 주요 전력·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시설 보안 강화를 당부하는 정식 서한을 발송했다. 전문가들은 "단일 시설의 정지는 관리 가능할지 몰라도, 분산된 소형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동시 공격으로 확대될 경우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경제적 압박 행보에 동조하는 우방국들을 타격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지정학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제3의 국가나 무관한 해커 집단이 이란 정부의 소행처럼 보이도록 가짜 깃발(False Flag) 공작을 펼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한비 기자 i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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