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更年期), 어떻게 이겨낼까?

갱년기(更年期)의 한자를 풀이하면 ‘삶을 다시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인생의 화려한 절정기를 보내고 난 후 쇠퇴 정리하는 시기에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나무도 봄여름의 발산하는 에너지에서는 잎이 순록의 푸르름을 띄게 되지만, 가을겨울의 수렴 정리하는 에너지에서는 더 나은 효율을 위해서 잎으로 가는 수액을 냉정하게 줄여버리고 뿌리 쪽으로 저장하기 시작합니다.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고 초겨울이면 낙엽이 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기혈이 왕성한 청장년기를 보내고 인생의 쇠퇴기인 노년기에 접어들게 되면 인체 대사 능력이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체내 혈류의 공급량을 조절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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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일차적으로 생식기능이 필요 없게 되니 이곳부터 과감하게 포기하여 생식선들을 퇴축시키고 혈류의 공급을 줄여 버립니다. 이러한 퇴축 과정이 사람이 적응할 수 있는 속도로 천천히 진행하게 되면 갱년기 증상은 심하게 나타나지 않게 되고, 적응하기 힘든 속도로 빠르다면 인체는 다양한 갱년기 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성호르몬 분비를 하는 난소 정소 등의 생식기관에 혈류 공급량이 줄어드니 자연 성호르몬의 분비량도 감소하게 되고 성호르몬의 부족과 연관되는 성기능의 감퇴, 골다공증 등의 증상들이 출현하게 됩니다.

생식기관이 있는 아래쪽 하복강의 혈류량이 줄어들게 되면 상대적으로 흉강이나 머리 등의 상부쪽 공급량이 갑자기 증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몸이 더워지고 얼굴과 상체가 훅 달아오르는 느낌이 자주 생기고 얼굴과 목에 땀이 나다가 다시 추워지는 증상을 반복되게 됩니다. 또한 불면증, 자다가 더워 깨는 현상, 두통, 두근거림, 건망증, 비만, 탈모 등의 다양한 형태의 혈류순환부전 증상들을 내보내게 됩니다.

또 심리적으로는 심한 기분 변화와 불안, 우울, 짜증, 집중력저하, 자신감 저하 등을 호소하게 됩니다.

이러한 갱년기 증상은 체질적으로 흉강 이상의 혈류 공급량이 과다한 태양인이나 소양인, 또는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성격이 급하고 화병이 많은 사람에게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성을 가집니다. 물론 소음인이나 태음인에게도 나타나지만 이런 체질에서는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거나 치료가 쉽게 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양방 산부인과에서는 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요법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히 효과가 있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증상개선이 충분치 않아 다른 방법을 찾는 분들도 매우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한약 치료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갱년기의 원인을 대부분 혈열(血熱) 또는 간신허(肝腎虛) 등으로 분류를 합니다. 물론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氣鬱)이나 소음인처럼 양기(陽氣)가 약한 경우 등도 있습니다.  

한의원에 오시는 갱년기 환자분들의 주된 원인으로 판단되는 혈열이나 간신허 쪽을 먼저 보겠습니다. 혈열 또는 간신허라는 이 말을 쉽게 풀어쓰면 흉강 위쪽에는 혈류 공급량이 많고 하복강 쪽에는 혈류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이때 주로 선택되게 되는 한약재가 백수오 산수유 백작약 당귀 숙지황 구기자 지골피 황백 지모 청호 시호 목단피 등입니다.
 
기울이란 스트레스로 인하여 말초 혈관이 수축하여 흉강 쪽의 혈류가 많아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향부자 길경 지각 목향 등으로 수축된 혈관을 이완시켜 주면 흉강 쪽의 혈류가 다시 손발과 하복강으로 갈 수 있습니다.  

간혹 소음인이 양허(陽虛)하여 오는 갱년기도 있는데, 심장의 혈액 추동 능력이 떨어져 하복강까지 혈액를 보내지 못하여 생기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도 위에 서술한 갱년기 증상을 똑같이 호소합니다. 하지만 찬 것을 싫어하고 따뜻한 것을 더 찾거나, 추워서 옷을 껴입는다거나,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에는 주로 인삼 계지 생강 등으로 심장흥분을 유도할 수 있는 약성이 따뜻하고 매운 성격의 한약재를 선택하게 됩니다.

갱년기, 한약으로 치료가 잘 됩니다. 혹 이러한 증상 때문에 불편을 느끼신다면 가까운 한의원으로 내원하세요. 그리고 다시 즐겁고 활기찬 삶을 시작하십시오.

 

 

 

김학동 한의학박사/김학동한의원장/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