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중앙도서관 ‘오오디’…디지털 문학 복합공간

▲출처: 오오디(Oodi) 도서관

딱딱하고 정숙한 분위기에서 책을 빌리고 공부하는 공간인 도서관이 IT 기술과 만나 멀티미디어 복합문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8월 2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된 ‘85회 세계 도서관 정보 회의’에서 국제 도서관 연맹(IFLA)이 올해 최고 공공 도서관으로 핀란드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오디(Oodi)가 선정됐다. 

오오디(Oodi)는 일반 도서관 기능뿐만 아니라, 로봇과 플레이스테이션 VR 게임기, 3D 프린터, 보드게임까지 대여하는‘미래 도서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이 '미래 도서관'은 사이버 공간과 현실 공간을 의도적으로 통합해 디지털 세계가 문학적 문화와 만나는 새로운 방법이다. 한마디로 도서관이 과거와 미래의 문학적 다리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출처: 오오디(Oodi) 도서관

오오디는 헬싱키의 가장 활발한 만남의 장소인 칸살라이스토리(Kansalaistori) 광장에 있는 공공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2016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2018년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개관했다. 

시민의 제안으로 이름이 붙여진 오오디는 영어로 ‘Ode’로 우리말로는 특정한 사람·사물·사건에 부치는 시 즉, ‘헌시’ 또는 ‘송시’를 뜻한다. 

이 도서관은 도서 대출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자리를 잡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던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 아이와 어른 구분 없이 모든 연령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서가와 공간을 유기적으로 구성했다. 

또한 도서관은 다양한 열린 학습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음악센터 및 공연장, 카페, 영화관 등 정보 공유, 휴식 공간, 문화체험·향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출처: 오오디(Oodi) 도서관

외관은 거대한 선박 모양으로 나무의 노란색과 건물 위 부분은 하늘색이 비치는 유리로 된 현대적 디자인 건물이다. 핀란드의 가문비나무를 재료로 사용해 지은 도서관은 외부 공간인 시민의 광장을 실내 공간으로 확장했다. 

도서관은 총 3층 건물로 1층은 주로 이벤트나 회의, 영화관, 카페 등 공간이 들어서 있다. 2층에는 악기연주와 사진촬영 등이 가능한 여러 스튜디오가 있다. 또 3D 스캐너 레이저 커터기, 미싱 자수 기계 등 작업 공간도 마련돼 있다. 

3층은 일반 도서관 기능이 있는데, 키보다 낮은 책장에 약 10만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있다. 또 잡지나 영화, 악보, 게임 등 대출도 이루어지고 있다. 악보만 해도 9,000점 이상 비치돼 있다.

유리로 된 3층은 자연채광으로 최적의 독서 환경을 제공한다. 천장의 원형 채광은 태양의 일조 변화를 모두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또 그 빛은 지하 공간까지 이어지게 했다.

계단에서는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또한 소파나 카펫도 구비되어 있어 원하는 스타일로 쉬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출처: 오오디(Oodi) 도서관

책장은 세로로 3단으로 만들었다. 책장 옆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 책장 사이 통로는 휠체어도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넓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대여되는 것은 책뿐만 아니라 신문이나 잡지, 심지어 태블릿에서 해외 신문 등을 읽을 수 있다. 현재 전자책 수만 해도 340만 점에 달한다.

특히 이 도서관은 자율주행 로봇 사서가 일하고 있다. 무인반납 시스템으로 책들이 컨베이어벨트로 지하도서 자동분류실로 이동하면 자동으로 책을 분류한 뒤 각각 상자에 담긴다. 책이 담긴 상자는 자율주행 로봇이 정해진 길을 따라 3층으로 옮긴 뒤 원래 있던 책장 자리에 꽂아 놓는다. 

또한 작업 공간과 회의 공간은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 사무실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되고 있다. 물론 컴퓨터를 비롯해 프린터, 복사기, 스캐너, Wi-Fi 등을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출처: 오오디(Oodi) 도서관

2층 도시워크숍 구역은 일반 도서관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3D 프린터 렌탈도 가능하다. 그밖에 레이저 절단기와 히트 프레스, 미싱자수 기계 등이 놓인 작업 공간도 있다. 도시 워크숍 공간이나 시설 예약은 인터넷으로도 가능합니다.

이 도서관에서는 게임도 대여하고 있다. 전용 놀이방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대출은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콘솔 게임뿐만 아니라 PC 게임도 전용 고사양 PC를 사용해 즐길 수 있다. 또한 디지털 게임뿐만 아니라 보드게임이나 만화, 영화 등도 있다.

한편, 오오디 도서관은 국제 건축 공모전을 통해서 544개의 제안서 중 핀란드의 젊은 건축회사 ‘ALA Architects’가 당선돼 디자인했다. 

핀란드인들은 전 세계적으로 문해력이 높고 책을 가장 많이 읽는다. 그들의 삶 중심에는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은 이제 ‘도서관은 조용하고 책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도서관의 개념을 새롭게 바꿔가고 있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