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여름에 보약 먹어도 되나요?”

- 여름철 건강관리법 ,한방차와 제철 과일의 효능, 한방피부관리법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면서 여름이 이미 왔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런 무더위에 몸에 기를 보충하고 더위를 이겨낼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출처: 픽사베이

■ 여름철 건강관리법

여름철은 무더우니 냉면과 같은 시원한 음식이 몸에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동의보감에 보면 동기상구(同氣相求)라 하여 같은 기운끼리 서로 통하여 응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름에는 바깥 기온이 높으니 이와 같은 기운인 열에너지는 체표로 나가고, 음기는 안으로 들어가 겉은 더위를 느끼고 속은 차가와집니다. 즉 위와 장이 냉해지는 것이죠.

이 때 푹 고은 삼계탕을 드시면 속이 따듯해지며 땀이 나면서 겉에 몰려있던 열이 풀려 시원해지고, 위장은 따듯해지니까 입맛도 되살아나고 몸이 거뜬해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찬 음식만 드시면 속이 더 냉해져서 소화력이 더 떨어져 배탈이 나고 몸은 무거워지는 것입니다.

겨울철에 냉면을 먹어 속에 뭉쳐있는 열을 밖으로 풀어주어 체표를 따듯하게 해 추위를 이기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위의 내용은 일반론이고 사상체질에 따른 여름음식으론 몸이 차가운 소음인은 인삼, 황기를 넣은 삼계탕이 제격이나, 열이 많은 소양인은 시원한 메밀국수가 더 잘 맞고, 땀이 많은 태음인은 콩국수가 도움이 되고, 여름에 특히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태양인에게는 메밀국수가 좋습니다.

진료를 하다보면 환자들이 여름철에 찾아와서 “여름에 보약 먹어도 돼요?” 하고 많이 묻습니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이유를 물어보면 한결같이 ‘약기운이 땀으로 다 빠져 나갈 것 같아서’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여름철이 되면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땀을 흘리게 되면 땀과 함께 기도 같이 빠지게 되어 무기력하고 쉽게 지칩니다. 뿐만 아니라 염분과 Vit C도 부족하게 되어 갈증을 느껴 찬 음료를 과다하게 마시므로 속이 냉해져 식욕을 잃기 쉽습니다. 

이런 이유로 몸이 허약하거나 평소에 피로를 자주 느끼는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더욱 힘들어하고, 밖에서 일을 할 때 일반인 보다 더위를 먹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이처럼 여름철에는 생리기능이 손상되기 쉬우므로 한방에서는 여름철에 오히려 몸을 보신하는 약물을 복용하도록 권합니다. 따라서 여름철에 보약복용을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체질이 허약하신 분들은 적극적으로 몸을 보해주어 더위 먹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름에 보약을 드시면 땀을 흘려 약 기운이 다 빠져나간다는 잘 못된 상식으로 허약한 상태에서 가을이 될 때 까지 기다리게 되면 체력이 더 저하되어 치료기간만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 여름을 이겨낼 한방차

한방차를 드시면 더운 날씨로 높아진 체내의 열을 식혀 주고 몸의 기력도 보충시켜줍니다. 여름에 권할 만한 한방차로는 제호탕, 생맥산, 오미자차, 매실차, 결명자차, 구기자차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단오가 되면 임금이 신하들에게 부채와 함께 내렸다는 제호탕은 여름철 한방차의 으뜸으로 꼽힙니다. 동의보감에서 제호탕은 더위 먹은 것을 풀고 갈증을 그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호탕은 가루로 낸 오매 400g, 백단향 32g, 사인 16g, 초과 12g을 꿀 한 되와 섞어 잘 재운 다음 끓여 놓았다가 시원한 물에 조금씩 타서 마시면 됩니다.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생맥산은 여름철에 물대신 마시면 기력이 솟아나게 하는 약입니다. 실제로 저는 한여름에 여행을 갈 때면 생맥산을 꼭 챙기는 데, 더위로 탈진한 경우에도 생맥산 한 봉만 드시면 기력을 바로 회복합니다. 생맥산은 맥문동, 오미자, 인삼을 2:1:1의 비율로 섞어 서너 시간 끓인 후 식혀 냉장고에 보관하였다가 마시면 됩니다.

오미자차는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비, 폐, 신 3개의 장부를 보해주고 담도 삭여줍니다. 물을 100도로 끓였다 80도 정도로 식으면 오미자를 하룻밤 담가두는데, 오미자와 물의 비율은 대략 1:10로 맞춥니다. 오미자가 진달래 빛으로 곱게 우러나면 겹체로 오미자 국물을 거른 다음 꿀이나 설탕을 넣고 맛을 조절합니다.

더위를 먹어 어지럽고, 복통, 소화불량이 있을 때는 매실차를 차게 해서 마시면 좋고, 눈을 맑게 해주는 결명자와 자양강장효과가 좋은 구기자도 여름철 차로 제격입니다. 참고로 저희 집에서는 평소에도 둘글레차에 결명자와 구기자를 넣어 식수로 마십니다.

■ 제철 과일의 효능

제철과일을 드시는 게 몸에 가장 좋은데, 수박, 토마토, 참외, 복숭아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수박은 수분이 94% 이상으로 모든 과일 중 수분 함량이 가장 높고 성질이 차서 더위를 이기고 갈증을 해소시키며, 부종, 구내염 등에도 효과적이나, 속이 냉한 사람은 소화력이 떨어지고 배탈이 날 수 있으므로 적당량만 먹어야 합니다.

토마토는 갈증을 멎게 하고 피의 열을 식히며 위를 튼튼히 하고 소화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또, 몸 안에서 진액을 생성시키고 간의 기능을 도와주며 전신의 열을 내리고 해독 효과가 있습니다. 단, 토마토는 공복보다는 식후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참외가 담을 삭이고 기침도 멎게 하고 황달과 이뇨에도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과일이며 피로회복에 좋지만 속이 냉한 분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복숭아는 따뜻한 성질을 지녀 몸을 덥게 하여 여름철 속이 냉하고 배가 아프며 설사가 잦은 아이에게 좋은 과일입니다. 복숭아는 폐가 약한 아이들에게 약이 되는 이로운 과일인데, 특히 복숭아씨를 도인(桃仁)이라 하여 한방에서는 가래를 삭일 때나 천식·기침, 또한 생리 불순과 생리통 등을 다스릴 때 씁니다

■ 여름철 한방 피부관리법

낮에 직사광선에 노출되어 피부에 열이 날 때 집에 돌아와서 오이를 사용하여 마사지를 하면 효과가 아주 좋습니다.

오이는 칼로리가 거의 없고 수분이 많은 채소로 몸을 차게 해주는 작용이 있어 더위를 먹었을 때, 드시거나 마사지를 하면  체내의 열을 내리는 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햇볕을 많이 쬔 후에 하는 오이 마사지는 피부에 영양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열독을 빼 주고 시원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더위가 아주 심해 못 견딜 때에는 싱싱한 오이를 발바닥에 붙여 놓으면 어느새 서늘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위를 먹었을 때 오이의 잎을 소금에 무쳐 짓이겨 발바닥에 바르는 것은 오래된 민간요법입니다. 

아이가 더위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잠을 자지 못할 때에도 오이즙을 발바닥에 발라 주면 기분 좋게 잠이 듭니다. 만약 집안에 오이가 없으면 감자로 대체해도 무방합니다.

 

 

 

안 준석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 / 안준석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