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철강사들 “포스코, 업계 맏형 역할 해줬으면…”

- 포스코 나홀로 호조세에 타회사들 "포스코 국내 판매가격 너무 비싸다"

▲ 철강업계의 부진에도 포스코가 나홀로 호조세를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국내에 공급하는 철강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료 : 각사 분기보고서

중국의 저가공세에 시달리던 철강업계가 최근 경영실적이 회복되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포스코만 나홀로 호조세를 보일 뿐 나머지 철강사들은 올들어 다시 실적이 감소하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철강업계의 부진이 계속되자, 포스코를 제외한 철강사들은 포스코에게 '업계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스코가 국내 철강사에 판매하는 열연강판 가격이 너무 높아 실적악화를 부추긴다면서 포스코에 국내판매 가격을 조정해달라고 호소한다.

■ 포스코 vs 다른 철강사들…영업실적 명암 엇갈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의 지난 1분기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에서는 포스코가 15조 8623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2016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현대제철도 4조 7861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2017년 반짝 증가한 후 올해 다시 감소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포스코와 나머지 철강사의 명암이 더 극명하게 갈렸다. 포스코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조 4877억원으로 2017년 동기보다 9% 증가했고 2016년 보다는 126%나 증가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보다 16% 감소했고, 동국제강은 64% 감소했다. 동부제철은 영업이익이 181%나 줄어 들면서 193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 자료 : 각사 분기보고서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열연 국제 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환율, 납기, 품질 등을 감안할 때 타사대비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베트남 봉형강공장 포스코 SS VINA 적자폭이 감소하면서 해외 주요 철강 자회사들의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열연제품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 등 냉연제품 판매 감소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으며 동국제강은 연초 한파로 인한 건설 공사 지연과 열연강판 등 원재료 단가 상승 등이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열연강판 가격 상승…포스코 웃고, 나머지 철강사 울고  

포스코와 다른 철강사들의 영업실적이 엇갈리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철강 가격의 상승이 회사에 따라 각기 다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 열연강판 가격의 상승은 열연강판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열연강판을 매입해 냉연강판을 생산하고 있는 다른 철강사들에게는 오히려 이익감소의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를 제외한 철강사들은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냉연, 후판, 철근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데 포스코가 열연강판을 국내 업체에게도 비싼가격으로 팔아서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매입가격 상승으로 원가가 커져 이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2년전 5.3%에서 올 1분기 9.4%로 크게 증가한 반면, 현대제철은 7.2%에서 2년만에 6.2%로 감소했고 동국제강은 4.7%에서 1.5%로, 동부제철은 7.0%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더욱이 포스코는 최근 미국 등 무역규제가 강화되면서 열연강판 판매시장을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 국내업체로 돌려 내수비중을 50~60%까지 끌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사들은 포스코가 '업계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표정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철강사들의 사정을 감안해 포스코가 열연강판의 내수 공급가격을 조정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철강사 관계자는 "자동차, 조선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지난 2~3년 상승세를 보였던 건설마저 최근 둔화되고 있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포스코가 국내 업체에 판매하는 강판의 가격을 인하해서 업계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등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철강사들의 요구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국제시세 상승을 국내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가격보다 포스코가 공급하는 가격이 더 낮다"며 "포스코가 그랬듯이 철저한 구조조정 및 원가절감을 추진해 환경변화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나홀로 호조세'와 다른 철강사들의 어려움은 2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유통재고 감소로 국제 철강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포스코의 호조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자동차, 조선, 건설 산업의 둔화로 자동차용 냉연강판, 후판, 철근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은 여전히 실적 개선이 쉽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성희 기자 ebiz1@itnews.or.kr]